기준금리 동결에 한숨 돌린 '부동산 영끌족'…집값 하락 부담 '여전'

입력 2022-02-24 15:40 수정 2022-02-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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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증가폭 늘며 이자부담 여전
서울 외곽 아파트값 가파른 내림세
전문가 "차주, 추가인상 대비 필요"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두 차례 내리 올랐던 기준금리가 한 차례 멈추면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자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오를대로 오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은 여전한 데다 서울 내 영끌 매수가 집중된 지역 아파트값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 전환이나 신용대출 상환 등 대응책 마련을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24일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상황 악화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 이은 세 차례 기준금리는 부담스럽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부동산 영끌족은 한시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평균 3% 후반~4% 초반에 형성돼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최저 3.9%, 최고 5.75% 수준이다.

만약 이번 금통위에서 지난번과 같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면, 최고 금리는 6%를 넘어 7%까지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던 셈이다. 3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금리가 0.25% 오를 때마다 연 75만 원, 매월 약 6만 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기준금리 동결로 당장 이자 부담이 늘진 않았지만, 주담대 잔액 증가세는 여전한 만큼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주담대 잔액은 781조 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2조2000억 원 늘었다. 반면 은행 가계대출 총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000억 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주택 매매·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주택 관련 대출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영끌 매수가 집중된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 내림세가 가팔라진 점도 영끌족의 어깨를 짓누른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2030세대가 대출 한도까지 빌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를 매수한 사례가 많다. 금리 부담에 집값 하락까지 겹쳐 젊은 영끌족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같이 0.02% 하락했다. 이 가운데 성북구는 전주 대비 0.09% 떨어졌고, 강서구 역시 0.04% 하락했다. 노원구 아파트값도 지난주 0.03% 내렸고, 이번 주 또 0.01% 하락했다. 2030세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12월 기준 38%다. 지난해 9월에는 영끌 매수가 집중되면서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44.1%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추가 금리 인상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이미 금리 인상기에 진입한 만큼 금리 추가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로 전환을 고려하고 상환 기간이 짧은 신용대출 등을 먼저 상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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