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확실해진 금리 인상…대출자 곡소리 멀지 않았다

입력 2022-02-24 15:24 수정 2022-02-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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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시사하면서, 대출자의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 결정을 내렸다. 금융통화위원 만장일치의 결과였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며 소비 등 경기 위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동결 결정을 내놨지만,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올려왔다. 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정도 올리는 것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한국은행의 확실한 입장"이라며 "기준금리를 1.75~2.0%로 예상하는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이라 본다"라고 추가 인상 방침을 강하게 내비쳤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주택담보대출ㆍ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추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 원 증가한다. 대출자 1인당 연평균 16만10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기준금리 상승과 맞물려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 또한 부담이다.

실제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1월 전후로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NH농협ㆍ우리ㆍ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대출금리가 올랐다.

지난해 12월 중간 등급인 3~4등급 기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3.96%에서 올해 1월 4.13%로 뛰었다. 같은 기준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 3~4등급 기준 4.81%에서 올해 1월 4.91%로 올랐다. 9~10등급의 경우 같은 기간 11.82%에서 11.86%로 대출금리가 상승했다.

반면 작년 말 은행 연체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21%로 전월 말(0.25%) 대비 0.04%포인트(p)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16%)은 전월 말(0.18%) 대비 0.03%p 하락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10%)은 전월 말(0.11%) 대비 0.01%p 내려갔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29%)은 전월 말(0.36%) 대비 0.07%p 떨어졌다.

은행의 건전성은 갖춰졌지만, 금리 인상기가 다가오면서 지속적인 안정세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부담은 늘어나는데 은행 연체율이 떨어지는 것은, 부채가 건전해졌다기보다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이 있어서다"라며 "은행의 연말 채무 처분도 작용한 만큼 대출자의 부담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이어졌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부채비용이 올라가니까 아무래도 대출자들은 부담이 늘어난다"라며 "여태 계속 기준금리를 올렸던 이유가 이런 부담을 만들어서 가계대출을 못 하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도 당연히 대출금리를 올릴 것이니 대출자 부담은 계속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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