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개혁 고리로 ‘反윤석열 연대’ 제안…안철수·심상정·김동연 “진정성 의심”

입력 2022-02-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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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정권교체론에 맞서 反윤석열 구도 전환 의도
소수정당 유리한 제도 제시하며 安·沈·金 포섭 시도
李 "尹 제외 모든 정치세력 협력하자"ㆍ與 "정책단일화, 마지막 카드"
당사자들은 '진정성 의심'…"대선 목전 두고? 선거 연동 말고 이행하라"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4일 제3지대 후보들에게 정치개혁안을 제시하며 연대를 요청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는 ‘반(反) 윤석열’ 구도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제3지대 후보들은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당들이 함께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만들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새로운 정치,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진보정치, 김동연 후보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여야 협의 추천 국무총리의 인사제청권 제도화를 통한 국민내각 구성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를 통한 공통공약 중심 국정기본계획 수립 및 국회 의결 △국회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한 새 정부 출범 6개월 내 연동형비례대표제 강화 등 선거제도 개혁과 1년 내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개헌 등이다.

이 후보가 집권하면 야당에 조각(組閣)과 국정계획 권한을 주는 통합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특히 정당 득표만큼 의석을 확보토록 해 다당제를 촉진하고, 결선투표제로 사표심리를 완화시키는 건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소수정당에 유리한 제도다. 안·심·김 후보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이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지지율 반전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여기고 있다. 정권교체론이 식지 않는 상황을 짧은 시간 안에 뒤집으려면 ‘반 윤석열’로 구도를 전환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윤 후보를 제외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모든 정치세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하는 길을 찾자”며 “정치개혁이라는 공통공약 합의라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정치개혁안 공개제안을 통한 안·심·김 후보와의 정책단일화는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고,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당·정의당·새로운물결을 비롯한 제정당·후보들의 후속협력을 기대한다. 지금이 기득권 정치를 청산하고 정치교체의 문을 열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심드렁한 반응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고려하면 표를 겨냥한 정략적 접근으로 보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개혁안 제안에 대해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실행하시면 되지 않겠나”라고 짧게 답했다.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협상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제가 판단할 수 없다. 그건 후보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정채협약식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정치개혁은 이미 민주당의 오래된 약속인데 그동안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에는 선거와 연동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성찰하는 마음으로 꼭 이행해 달라”며 선거연대에 선을 그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제외하고 정치개혁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말은 진정성보다 대선 막바지 전략으로 느껴진다”며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의힘도 설득해 실천하시면 된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제는 진정성과 실천에 있다. 이번에도 선거전략만 고민하는 양치기 소년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정치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지만)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건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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