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준금리 일단 동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크다

입력 2022-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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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0.50%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작년 8월과 11월, 올해 1월 0.25%포인트(p)씩 올렸고, 이번에 일단 동결한 것이다. 시장전망과도 부합한다.

한은은 줄곧 금리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 방향을 강조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도 압박요인이다. 그러나 연일 확진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코로나 상황, 악화일로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기가 냉각될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는 데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도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시점인 데다, 그동안의 국내 금리인상 효과와 Fed가 3월에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고, 최근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 왔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다시 “금리를 1.5%로 한 차례 더 올려도 긴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일 필요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정책의 최대 변수인 인플레 압력이 계속 가중되는 까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대로 치솟은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까지 4개월째 고공행진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러시아가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치솟고 있다. 천연가스와 광물 원자재, 곡물 등의 가격 폭등도 부추기고 있다. 한은이 내다본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3.1%로 10년 만에 가장 높다.

이번에 동결됐지만, 4월이나 5월 다시 기준금리가 인상될 전망이다. 연내 2∼3회 추가인상되면서 1.75∼2.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빚을 늘린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증하는 점이다. 집값 폭등으로 급증한 가계대출만 1900조 원에 이른다. 금리가 1.0%만 올라도 불어나는 이자부담이 연 13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로나 위기로 부채가 늘어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계속 돈을 풀고 있다.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대규모 재정 살포가 예고된다. 그렇지 않아도 뛰고 있는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긴축에 더한 중국과의 무역분쟁 격화, 여기에 우크라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급속히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복합위기가 중첩되면서 경기는 가라앉고 물가만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 또한 증폭된다. 비상한 경제 대응이 절실하고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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