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금리 부담 등의 영향으로 전세로 나온 물건보다 전세 수요가 훨씬 적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90선 밑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말부터 전세 매물이 쌓이면서 아파트 전셋값은 1월 말 하락 전환해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P) 낮은 89.7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초 100선 밑으로 떨어져 석 달 가까이 내림세를 이어갔는데 이번 주에는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수급지수가 9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9년 8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0.03%가 떨어졌는데 전세대출금리 부담이 커지고, 겨울철 방학 기간 이사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전세 문의가 감소한 결과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신규 입주 물량이 증가한 지역이나 고가 단지 위주로 하락했다. 성북구 전셋값은 이번 주 –0.08% 내려갔는데 길음동에 신규 입주 물량이 나오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다. 강남구(-0.05%)는 대치ㆍ역삼동 고가 단지 또는 재건축 위주로, 서초구(-0.03%)는 잠원ㆍ반포동 구축 위주로 전셋값이 내려갔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도 이번 주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의 경우 전세수급지수가 지난주보다 1.7%p 하락한 91.1을 기록했고 인천은 6.6%p 내려가 90.7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의 전세수급지수의 하락 폭이 컸는데 인천은 이번주 아파트 전셋값 역시 –0.06%p 하락해 –0.12% 내림세를 기록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면서 연수구(-0.38%)는 송도 신도시 내 신축 위주로 전셋값이 내렸고, 서구(-0.30%)는 매물 적체돼 지난주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물건도 점차 쌓이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은 6만9351건으로 한 달 전(6만8455건)보다 1000여 건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