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위기, 북유럽에 답 있다…코로나 베이비붐 비결은

입력 2022-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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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신생아 수 6.7% 늘어 50년 만에 최대폭 증가
노르웨이·아이슬란드·덴마크 등도 늘어
사상 최저 출산율 한국과 대조적
강력한 사회안전망·부모의 적은 경제 스트레스 등 유효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모녀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헬싱키/신화뉴시스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모녀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헬싱키/신화뉴시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에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인구절벽을 억제하는 것이다. 반면 북유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베이비붐이 일었다. 북유럽 사례는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고민하는 많은 국가에 본받을만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 등으로 사람들이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출산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선진국 중에서 코로나 베이비붐이 일어난 지역은 북유럽이 유일하다.

지난해 핀란드의 신생아 수는 전년보다 6.7% 증가해 거의 5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다른 북유럽 국가도 신생아가 증가했다. 아이슬란드가 7.5%로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노르웨이는 5.5%로 1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스웨덴은 가장 적은 증가율이지만, 1% 늘었다.

북유럽인들이 출산 감소라는 추세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고안된 정책을 포함한 강력한 사회 안전망, 다른 선진국 부모보다 훨씬 적은 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노르트레지오인스티튜트의 노라 산체즈 가센 연구원은 “북유럽 국가 거의 전체에서 신생아 수가 안정적이거나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복지 시스템이나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북유럽 경제 능력에 대한 부부들의 신뢰 표시”라고 설명했다.

▲북유럽 국가 신생아 수 전년비 증가율. 파란색:핀란드/빨간색:노르웨이/녹색:아이슬란드/보라색:덴마크/노란색:스웨덴. 단위 %. 출처 블룸버그
▲북유럽 국가 신생아 수 전년비 증가율. 파란색:핀란드/빨간색:노르웨이/녹색:아이슬란드/보라색:덴마크/노란색:스웨덴. 단위 %. 출처 블룸버그
팬데믹이 시작될 때 몇 주 또는 몇 달의 이동제한이 출산을 촉진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서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이탈리아 통계청은 올해 1월 자국 신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향후 50년 안에 인구의 2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만큼은 아니지만, 2020년 인구증가율이 0.1%로 건국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북유럽이 이렇게 다른 나라와 대조적인 현상을 보인 것에 대해 높은 세금에도 연장된 육아 휴직과 보조금 지원을 포함한 광범위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북유럽 모델’이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라고 블룸버그는 거듭 강조했다. 팬데믹과 가장 관련이 있는 복지 혜택인 실업수당은 스웨덴의 11개월간 제공되며 아이슬란드는 최대 30개월간 지속된다. 이전 급여의 90%까지 받을 수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난해 6월 딸을 출산한 한 여성은 “팬데믹은 우리가 둘째 아이를 낳기로 한 결정에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며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육아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핀란드의 한 남성은 “코로나 팬데믹의 한 가지 장점은 부모에 대한 가족적 지원이 많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해 모두가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더 오래 아기를 돌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 걱정 없이 육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 팬데믹에 따른 격리가 오히려 출산을 위한 좋은 시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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