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빅딜' 삼성전자 하만 인수 5년…수익성 개선 '여전한 과제'

입력 2022-02-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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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삼성전자 하만 인수 '만 5년'…성적표는 '글쎄'
종속사 제외 영업이익, 아직 인수 직전 넘지 못해
사업 체제 개편 가속하며 지난해 당기순익 흑자전환
주력 사업 확대 위한 M&A로 기대감 모아

삼성과 하만은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되겠다.

2017년 3월,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마무리하며 내놓은 포부다. 만 5년이 지난 현재 성적표는 어떨까.

이재용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이뤄진 '9조 원대 빅딜'로 시장의 큰 기대를 모은 것치고는 실망스럽다는 평이 나온다. 인수 이후 줄곧 저조한 이익률로 '아픈 손가락'이라는 오명을 아직까진 벗지 못했고,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도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비주력 계열사 정리, 주요 사업과 관련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며 하만의 도약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하만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사진제공=하만)
▲하만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사진제공=하만)

27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만과 하만 종속사를 포함한 중간지배기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조150억 원, 당기순이익은 3576억 원이었다. 2020년엔 9조 원대 매출액을 내면서도 7354억 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하만의 인수 당해(2017년) 순이익은 2090억 원에서 2018년 413억 원으로 곤두박질쳤고, 2019년 1000억 원대를 회복했다.

종속기업을 제외하고 하만만 놓고 봐도 지난해 영업이익 6000억 원을 기록하며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시장 기대치였던 5000억 원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다만 하만 인수 직전인 2016년 영업이익(6800억 원)은 넘지 못했다.

순이익 증가는 수년간 이어져 온 해외 계열사 정리 작업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만 인수 당시 전 세계에 걸친 110여 개 자회사와 관계사가 종속법인으로 편입됐다. 하만 조직을 내부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그간 40개가 넘는 해외 계열사 통합이나 청산 작업이 진행됐다. 사업이 중복되거나, 지역마다 흩어져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대상이었다.

하만 인수 직후인 2018년과 2019년엔 해마다 정리되는 법인이 10곳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에도 하만 커넥티드 서비스 미주법인이 청산됐다. 올해 초엔 하만의 디지털 믹싱 계열사 ‘스튜더(Studer)’를 매각했다.

지난해 상반기 하만이 인수한 영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업체 아캄(Arcam) 유럽법인을 연달아 청산했다. 하반기엔 아캄 하위 브랜드인 A&R 캠브리지(A&R Cambridge) 유럽법인과 하만 커넥티드 서비스 유럽법인 등도 정리했다.

▲하만 디지털콕핏이 탑재된 차량 모습  (사진제공=하만)
▲하만 디지털콕핏이 탑재된 차량 모습 (사진제공=하만)

순이익 흑자전환이 완전히 만족스러운 성적표는 아니다. 하만의 인수가액이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가액으로는 사상 최대인 9조3760억 원(8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지난해부터 인적 쇄신과 수주 확대가 이뤄지며 사업이 빠른 시간 내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5G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5G TCU(차량용 통신 장비)를 지난해 출시된 BMW의 럭셔리 SUV 전기차 '아이엑스(iX)'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로부터 삼성전자의 SoC(System on Chip)를 적용한 차세대 디지털 콕핏도 수주했다.

최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M&A도 이뤄졌다. 하만은 이달 10일(현지시간)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아포스테라(Apostera)' 인수를 결정했다.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하만의 디지털 콕핏 제품군 저변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만을 중심으로 한 추가 M&A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달 한종희 부회장은 “M&A를 단기, 중장기 측면에서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장사업은 삼성의 유력 M&A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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