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즈 주가조작 vs 대장동 특혜..국회 법사위 대선 앞두고 난타전

입력 2022-02-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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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재판 안해보셨죠?” “이재명 따라가나”…박범계 “듣기 민망한 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등 검찰의 주요 수사 사건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박 장관은 일부 의원들의 질의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20대 대선(대통령선거)을 불과 12일 앞두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는 사실상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전주혜, 박범계 ‘정치적 중립성’ 공세

2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거센 신경전이 이어졌다. 전체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장관은 민주당 소속”이라며 “중차대한 대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법사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묻고 민주당이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 장관이 이재명 후보 선거 운동용 단체 채팅방에 참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박 장관의 ‘정치 중립 의무’를 지적한 것이다.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박광온 법사위원장을 향해서도 “박 장관이 선거 개입 의도를 갖고 민주당에 유리한 질의에는 답하고 국민의힘에 유리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태도가 지속된다면 법사위원장이 (이를 제지하지 않으면) 선거에 개입하는 불행한 사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회의 시작하기도 전에 전 의원이 선입견을 전제로 위원회를 규정하면 원만한 회의 진행에 처음부터 제동이 걸린다”며 “유감이다. 전 의원 발언에 뼈다귀만 남기고 이해하고 회의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장관도 “전 의원이 ‘민주당이 듣고 민주당이 답한다’는 듣기 민망한 말을 했다”며 “저는 법무부장관으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다”고 받아쳤다.

김용민 “윤석열 공수처로 이첩해야”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대장동 사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박영수 변호사를 끌어들였고 박 변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피해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며 “‘윤석열은 형이 가진 카드면 죽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 핵심 당사자) 조우형 씨를 봐주고 나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심이 나온다”며 “윤 후보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넘겨야 하는데 이첩은 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대장동 의혹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불구속에 대한 판단 기초는 100여개가 넘는 대장동 녹취록으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공유됐고 더 이상 숨길 수도 없다. 수사기관은 철저하게 진상 규명해야 한다”며 “(공수처 이첩 계획은) 현재까지 고려한 바 없다”고 답했다.

박범계 ‘이재명 측 채팅방 참여’ 의혹에 “방 정체 몰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이 이재명 후보 선거 운동용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유관부처인 여성가족부도 민주당의 정책 개발을 도와줬다고 수사받는 와중에 박 장관은 총괄특보단으로 활동하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웃으며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유 의원은 “언제 (채팅방에) 초대됐나”, “초대된 뒤 안 들어가봤나”, “들어간 거 언제 알았나”라고 추궁을 이어갔다.

박 장관은 “방 정체도 모르고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며 “의견을 남겨둔 것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묻는 질문에) 답하시라. 이재명 후보 따라가나”라고 비꼬았다. 박 장관과 유 의원은 “심문하지 마라”, “심문 아니다”라고 받아치며 긴 신경전을 이어갔다.

“장관이 주가조작 행태 잘 모르시는 듯” VS “충분히 읽을 만한 능력 된다”

유 의원은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판사 출신인 박 장관에게 “주가조작 재판 해보셨나. 안 해보셨죠?”라고 깎아 내렸다. 이에 박 장관은 “하 참”이라며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유 의원은 “매도보다 매수가 더 많은데 이게 무슨 주가조작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통정매매와 거래매매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도 안 한 채 쓴 공소장”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의원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상범 국민의힘의원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도이치모터스 오너인 권오수 회장이 구속기소됐고 주가조작 선수들도 함께 구속기소됐다”며 “선거 전이든 후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이번에도 “장관이 주가조작 행태에 대해 잘 모르시는데”라고 말하자 박 장관은 “(주가조작) 재판을 하셨냐는 말씀은 참 유감이다”라며 “제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없어진 정권범죄합수단을 대체하는 추진단을 직접 부활시켰다. 나름 공부하고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그럼에도 유 의원은 “통정매매와 거래매매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취지로 거듭 말하자 박 장관은 “제 법조 경력으로 이 공소장과 범죄일람표는 충분히 읽을 만한 능력이 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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