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 로맨스 스캠, 대체 누가 속냐고?…‘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입력 2022-02-25 16:54 수정 2022-02-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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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는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경제와 사회를 바라봅니다. 영화, 드라마, TV 쇼 등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콘텐츠를 보며 어려운 경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겠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누가 속을까?"…계속해서 피해는 발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이 사기 행각은 더욱 기승이다. 바로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만난 이성에게 호감을 산 뒤 이를 이용해 상대를 속여 돈을 뜯어내는 사기 방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가 대표 데이팅 어플 ‘틴더’로 희대의 사기를 벌인 남자 사이먼과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데이팅 앱에서 여성들에게 자신을 억만장자라고 속여 접근한 후 금품을 뺏은 사기꾼 사이먼과 그를 잡기 위해 용기를 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데이팅 앱을 이용하던 세실리에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 매칭된 후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한다. 전 세계를 여행하는 부유한 다이아몬드 사업가이자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인 사이먼. 하지만 그의 정체는 여성의 마음을 훔치고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갈취한 사기꾼이었다.

정체를 들킨 후엔 협박도 서슴지 않는 사이먼에 의해 일상이 송두리째 망가진 피해자들이 복수를 위해 뭉쳤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인터넷 킬러 사냥’의 제작진이 사기꾼의 정체를 밝히고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이들의 여정에 함께 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 속 사기꾼의 수법은 단순하다. 매칭된 여성들에게 자신을 다이아몬드업계의 큰 손이자 억만장자라고 소개한다. 미래를 함께 하자며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고, 여성들은 그를 운명으로 여긴다. 이후 다이아몬드 업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위협을 당한다고 거짓말을 한다. 동시에 위협을 핑계로 여자들에게 돈을 빌리고, 심지어 대출까지 받게 만든다.

실제로 이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사랑을 볼모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들이 많다. 미 시장 감독 기구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피해액으로 집계된 금액만 5억4700만 달러(약 6550억 원), 신고된 사건 수는 무려 5만6000건이다. 피해액도 같은 기간 80% 증가해 5억4700만 달러(6560억 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로맨스 스캠 사기가 기승이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발행한 국제범죄 관련 소식지 ‘국제범죄 위험 알리미’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정원 ‘111 콜센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는 총 174건이다. 이중 피해가 확인된 사례는 68건(피해금액 총 42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는 총 28건의 피해 사례가 확인됐고 피해금액도 20억7000만 원에 달해 지난해(9건·3억7000만 원)보다 피해 규모가 5배 이상 컸다. 피해 건수는 2019년 16건(8억3000만 원), 2018년은 15건(9억3000만 원)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플랫폼 사용이 더욱 늘어나면서다. 또 범죄자들은 인공지능(AI)으로 얼굴·음성을 변조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거나 가짜 은행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수법도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 주로 피해를 당한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학연구소가 201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상당수 피해자는 연인과 이별, 사별, 이혼 등 감정적으로 시련을 겪고 있을 때 로맨스 스캠에 당했다. 연령대로는 40~60대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늦은 나이까지 결혼하지 못해 외로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난 이성에게 직접 만나지도 않고 사랑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자연스럽게 로맨스 스캠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같은 범죄가 발생해도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사회적 시선이 문제로 꼽힌다. 작품에서 피해 여성들이 용기 낸 끝에 사이먼의 사기 행각이 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그녀들에게 수많은 악플이 쏟아지기도 했다. “속은 여성이 바보”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외로움을 파고들어 작정하고 속였는데 안 속는 게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이 상품권이나 암호화폐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로맨스 스캠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의 경우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검색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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