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롯데쇼핑·홈플러스…실적 하락에 신용등급도 줄하향

입력 2022-03-0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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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유통업계 지형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이커머스)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이 늦은 기업들의 경우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향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달 21일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달 16일에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낮췄다.

롯데쇼핑은 신세계와 더불어 유통 빅2로 꼽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실적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해 실적에서도 백화점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을뿐, 나머지 모든 사업부가 부진했다. 특히 최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롯데온)의 지난해 매출은 1080억 원으로 21.5% 줄었고 영업적자는 1560억 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신평사들의 등급 하락도 이같은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0년 저조한 영업실적이 코로나19에 따른 불가피한 흐름이었음을 인정하더라도, 2021년 연이은 수익성 하락과 자산손상은 사업포트폴리오 전반의 경쟁력 저하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수 차례의 자산매각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도 등급 조정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단기간에 이같은 상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실적 부진 등을 고려할 때 롯데쇼핑은 단기간 내에 주요 재무지표의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 등으로 이익창출력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이익창출력 대비 차입금 부담 지표를 포함한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야심차게 움직이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지난 달 24일 한국기업평가가 홈플러스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신용도가 A-에서 BBB급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고, 한국신용평가 역시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변경했다.

홈플러스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채산성이 낮은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수익성 저하세가 이어지고 있다. 안산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대전 탄방점, 부산 가야점, 동대전점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신평사들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 연구원은 “지속적인 점포 매각에 따른 영업공백이 향후 수익성 회복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향후 홈플러스는 보다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남아 있는 차입금의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가용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유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세가 완연해지며 향후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A급 이상의 회사채 평균 이자만 해도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까지 총 4400억 원 사채 물량을 상환해야 하고 홈플러스는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환 물량이 1450억 원 수준이다. 크게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지만 이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추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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