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묻지마 테마주 투자' 더 안 된다

입력 2022-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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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무 자본시장2부 기자
▲안경무 자본시장2부 기자

코스닥 상장사 D사는 지난달 24일 전날보다 13.00%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한 네온가스 공급난 우려 영향으로 해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네온가스의 경우 전 세계 네온 사용량의 70%가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D사는 과거 국내 최초로 ASU(공기분리장치)로부터 네온을 제조하는 설비를 완공했고, 동시에 직접 생산한 네온의 수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D사는 네온가스 사업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사 관계자는 '현재 네온가스 사업을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과거 네온 제조 설비 완공 등은 앞서 매각한 자회사에서 진행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별개로 네온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구체화한 것은 없고, 과거 자회사 사업과 현재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나아가 D사가 2017년 매각한 자회사의 경우 2020년 주인이 한 번 더 바뀌어 사명까지도 완전히 변경된 별개의 회사였다. 취재를 종합해 이날 보도했고, 다음날인 25일 D사 주가는 8.75% 떨어졌다.

이처럼 테마주 투자로 인한 손실을 피하려면 개인 투자자는 최소한의 정보 획득이 필요하다. 다만 개인은 전업투자자인 기관이나 외국인과 다르게 정보 접근성에 제약이 있고, 이를 고려하면 '전자공시제도'가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전자공시제도란 상장법인 등이 사업보고서 등 기업공시서류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하고, 금감원은 공시자료를 전산매체를 통해 증권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일반투자자들에게 전송하는 기업공시시스템을 말한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D사의 경우 사업보고서엔 네온가스 사업의 흔적이 없다. 잘 살펴보면 이 회사는 네온이 아닌 석유가스 사업에 치중하는 회사임을 알 수도 있다.

전자공시를 통한 정보 획득과 확인이 꽤 품이 든다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다. 최근 부서에서 고정 코너인 '팩트폭격'을 신설한 이유다. 공시를 활용한 정확한 취재를 통해 이투데이 자본시장2부 기자들은 근거 없이 상승하는 테마주들의 실체를 밝힌다. 아쉬운 점은 모든 투자자가 우리 기사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포털에는 이날까지도 D사가 네온가스 사업과 유관한 듯한 뉘앙스의 기사가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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