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술 ‘소맥’ 1만원으로 못마신다···맥주ㆍ소주 줄줄이 인상

입력 2022-03-02 14:55 수정 2022-03-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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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스트레스를 달래주던 ‘소맥’도 이제 선뜻 마시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주와 맥주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오비맥주는 8일부터 국산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7.7%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가 국산 브랜드의 출고가를 올리는 것은 2016년 11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리면서 경쟁사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와 ‘테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 역시 "가격 압박 요인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도 "현재로선 가격 인상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나머지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소주는 지난 달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달 23일부터 참이슬과 진로 출고가를 7.9% 인상했고, 진로(이즈백)도 2019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출고가를 7.9% 올렸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한라산소주도 3일부터 '한라산21'과 '한라산순한17'의 가격을 각각 8.3%, 8% 올린다. 롯데칠성의 소주 '처음처럼'도 5일부터 출고가격을 7.2% 인상한다.

수입맥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하이네켄과 타이거,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등의 4캔 묶음 행사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올렸다. 같은 달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과 하이트진로의 블랑1664, 산미상사의 산미겔 등도 4캔에 1만1000원으로 인상됐다.

주류 가격이 일제히 오른 것은 원재료 및 부자재, 취급수수료 인상 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맥주의 주원료인 국제 보리 가격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3% 급등했고, 가정용 캔 제품의 핵심소재인 알루미늄도 지난 해 국제시세가 전년 대비 45% 폭등했다. 국제 원자재 및 포장재 가격은 올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심각한데 소비자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회사들의 출고가 인상으로 일반 식당이나 주점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5년과 2019년 소주 출고가가 인상될 당시에도 식당에서는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더해 병당 1000원씩 올린 바 있다. 2019년에는 식당 소주 가격이 3000~4000원에서 4000~5000원으로 뛰었다. 맥주가격도 현재 5000~6000원에서 6000~7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소맥을 마시려면 최소 1만 원이 넘게 된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남아 있다.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4월부터 맥주 주세가 ℓ당 834.4원에서 855.2원으로 20.8원(2.49%) 오른다. 제조원가가 단숨에 2.49% 오르게 되는 셈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방위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오르면 결국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정한 선에서 타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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