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유동성 확보 나섰다

입력 2009-02-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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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SK㈜ 주식 103만주 920억 매각...M&A 사냥 나서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개인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측은 경영권이 안정화돼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매각금액이 900억원을 넘는 규모라서 SK측이 신성장사업 발굴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이나 계열사 지분 매입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한 실탄 마련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최태원 회장은 보유중인 SK㈜ 지분 104만787주(2.22%) 중 1만주를 제외한 103만787주를 매각했다. 사실상 지주회사의 회장이라는 상징적 의미의 지분만을 남겨두고 대부분 매각한 셈이다.

최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총 92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측은 이번 매각을 두고 그룹 지배권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세계 경제위기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경영권이 안정화되어 있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 회장의 그룹 지배권에서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만일을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위기 속에서 기회가 됐을 때 사용될 수 있는 투자재원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그룹의지배구조를 보면 최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높은 수준이다. 법률적으로 그룹 지배의 정점에 있는 SK㈜의 최대 주주인 SK C&C가 31.82%를 보유하고 있으며 SK㈜가 자사주 13.81%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 SK㈜의 특수관계인들이 확보한 지분은 절반에 가까운 47.56%에 이른다.

특히 최 회장은 SK㈜의 1대 주주인 SK C&C 지분 44.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에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활용, 기본의 SK 계열사 지분을 추가 매입해 경영권을 강화하고 순환출자구조를 끊어 지주회사 체제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는 회사라 할 수 있는 SK C&C의 지분은 최 회장 지분 외에도 SK텔레콤 30%와 SK네트웍스 1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결국 최 회장은 SK C&C를 통해 법적 지주회사인 SK㈜를 장악하고 SK㈜는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SK네트웍스를 지배하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등은 다시 SK C&C의 지분을 가진 순환출자 고리로 묶여 있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 C&C 주식 전량을 매각해 순환출자 구조를 끊음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는 동시에 기업가치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도 "지주회사 체제가 80~90% 완성된 상황인데다 순환출자에 대한 문제도 2개 정도의 고리만 끊으면 된다"고 말해 이러한 분석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최 회장이 SK증권이나 SK C&C 주식을 사려고 미리 자금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금산 분리 정책에 따라 SK그룹 같은 산업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게 돼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마무리하려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SK증권을 매각해야 하는데,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매물로 나올 SK증권 주식을 사들이려고 SK㈜ 지분을 팔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있다.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데다 기존의 공정거래법이 변경될 경우 SK증권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SK증권을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 회장이 개인 지분으로 SK㈜ 주식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 강화를 위해 상장을 앞둔 SK C&C 주식을 더 사들이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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