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움츠린 '2030 영끌족', 대선 이후 향방은?

입력 2022-03-03 16:00 수정 2022-03-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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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무주택 청년에 우선 공급"
尹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
전문가들 "공약 이행 불확실성
대선 끝나도 관망세 이어질 것"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유력 대선후보들이 2030 청년들을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새롭게 등판한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려 매수)족들이 최근 한껏 움츠린 가운데 대선 이후 이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유력 대선후보들은 2030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및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전국 311만 가구를 새로 공급하는 가운데 이 중 30%를 무주택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인근에 10만 가구 규모의 ‘청년 기본주택’도 만들어 청년에게 우선 공급한다.

또 청년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90%까지 완화해주기로 했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 비율로, 현재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40%를 적용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청년들을 위한 주택공급과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임기 내 250만 가구 공급 중 30만 가구를 ‘청년 원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청년 원가주택은 건설원가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주택이다. 분양가의 20%를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원리금상환을 통해 구매한다. 5년 이상 거주 이후에 팔면 시세 차익의 70%도 보장해준다.

여야 후보들의 청년층을 위한 부동산 공약에 2030 영끌족이 다시 부활할 지 주목된다. 앞서 2030세대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큰손으로 등장했지만, 최근 매수세가 크게 줄고 있다. 대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규제가 상대적으로 금융 취약층인 2030세대에게 더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월 전국 기준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7336건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8월 1만9442건을 기록한 뒤 △9월 1만7602건 △10월 1만4416건 △11월 1만2269건 등 내리 하락하다가 12월(9510건) 1만 건 아래로 떨어진 뒤 올해 1월 7336건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체 거래 중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29.98%로, 이 역시 지난해 1월 33%에서 줄었다.

2030세대 아파트 매수세 감소 현상은 서울에서 특히 더 심했다. 1월 서울 지역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48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2658건 대비 약 82% 준 수치다. 서울 지역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8월 2084건 △9월 1709건 △10월 1136건 △11월 919건 △12월 621건 △올해 1월 481건 등 6개월 연속 쪼그라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약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대선 이후 2030세대의 부동산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LTV를 완화해준다 하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단계적 강화로 대출이 가능한 총량 자체가 줄고 있어서 2030세대가 느끼는 금융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 공약에 대해서는 “직주근접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얼마나 공급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올해는 작년처럼 패닉바잉보다는 철저히 입지 중심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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