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24일(현지시간) 주요 지수들이 전날 1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데 따른 반발매수가 유입과 함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내년 경기회복 가능성 발언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36.16포인트(3.32%) 상승한 7350.94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81포인트(4.01%) 오른 773.1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54.11포인트(3.90%) 올라선 1441.83에 장을 끝마쳤다.
이날 미 증시는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 버냉키 FRB 의장의 증언으로 금융시장 정상화 기대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지만 경제지표는 여전히 사상 최악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미 증시는 장초반 부진한 경기지표가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방향성 반등에 애를 먹는 모습을 연출하며 방향성 탐색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작년 12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8.5% 급락해 사상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전달 37.4에서 25로 추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35를 크게 하회하는 부진한 수치였다.
그러나 S&P500지수의 주가수익률이 지난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최근 경기침체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인식이 저가 매수세 유입을 확산시켰고 버냉키 발언이 긍정적으로 해석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기침체가 올해 종결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전망이 있다며 금융시스템이 적절히 안정된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 경제는 합리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이와 관련, 버냉키는 미 경제가 올해 침체를 끝내고 내년에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시장에 암시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최근 2차 금융위기의 중심에 놓인 미 상업은행 국유화 논란에 대해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차단시켰다. 이 소식에 금융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반등세가 나타났고 미 증시는 이날 상승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19개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한 후 자금이 필요한 은행은 필요한 자금을 우선주 형태로 받겠지만 실제 손실이 발생하기 전까지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버냉키 발언 효과로 금융주 강세가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이날 씨티그룹 주가는 21.5% 급등세를 보였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20% 이상 치솟았다.
이른바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으로 지목됐던 주요 은행들인 JP모간체이스가 7.7% 상승했고 골드만삭스도 16% 이상 급등 마감했다. 이 밖에 아메리카은행,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21%, 12.1%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부 소비 관련 대형주들의 상승세 역시 돋보였다. 건축자재업체인 홈디포는 특별 항목을 제외한 작년 4분기 주당 순익이 19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24%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고 주가는 10% 올랐다.
백화점업체인 메이시는 특별 항목을 제외한 작년 4분기 주당 순익이 1.06달러를 나타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5.2% 웃돌았다. 메이시 주가 역시 12% 상승 마감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동반 상승세를 보였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됨에 따라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바짝 다가섰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52달러(4%) 오른 39.9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