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촉법소년 기준 하향' 외치는데…처벌 강화 능사일까

입력 2022-03-06 14:40 수정 2022-03-07 08: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의 한 장면 (딜라이트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의 한 장면 (딜라이트 제공)

보여 줘야죠. 법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속 우배석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소년들이 저지른 범죄를 보고 분노를 느끼며 한 말이다. 소년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며 소년범들이 지은 죄에 걸맞은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사회적 요구와 함께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회에는 소년범죄의 기준 연령을 하향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되고 대선을 앞둔 유력 대권주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년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형사법적 제재 강화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흉악해지는 소년범죄…정치권 '소년법 기준 하향' 움직임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소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영교안’은 소년의 나이를 19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낮추고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정해진 촉법소년 나이의 상한을 13세로 낮추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배안’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년범죄의 처벌이나 예방을 강화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유력 대선후보들도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회적 인식 수준 등에 맞춰 촉법소년 적정 연령을 정하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2세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전체 소년범죄는 줄어드는 반면 촉법소년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며 “소년범죄 유형 가운데 일상생활에서 절도와 같은 범죄가 늘어나면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의 방법이나 보호처분으로도 충분한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 소년범죄는 죄질이 심각하다. 살인, 강도, 성폭력과 같은 흉악범죄가 늘어나고 단순한 보호처분에 그치지 않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현행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령 하향, 과연 큰 효과 있을까

반면, 단순히 소년과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을 낮추는 것은 범죄 예방에 큰 실효성이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박선영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부 선진국들은 촉법소년 기준을 낮췄지만 오히려 전과자를 양성하기만 했을 뿐 범죄 예방에 큰 효과를 못봤다”며 “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의 많은 주에서는 형사처벌 연령을 기존의 14세에서 15~16세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의 한 장면 (딜라이트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의 한 장면 (딜라이트 제공)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처벌을 소년들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 처분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유진 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현행법으로 10세 이상 아이들에게 소년원 처분을 내릴 수 있고 이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엄벌이 될 수 있는데 교도소에 보내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엄벌에 처하는 것보다 재판의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하게 처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고 아이들이 인식하게끔 해서 형벌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행 대상과 유형 고려해야" 신중론

소년과 촉법소년의 기준 나이를 일률적으로 낮추기 보다는 범죄 유형과 피해자의 연령 등을 세부적으로 나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년법 전문인 이다미 법무법인 로앤 변호사는 “촉법소년의 기준을 획일적으로 낮추면 성인을 상대로 절도를 저지른 소년범들까지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성인의 범죄행위는 그 피해대상이 미성년자인지 성인인지에 따라 처벌 수준이 달라지듯 소년범죄도 그렇게 접근해야 한다”며 “소년범죄는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보다 또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할 때 죄질이 더 잔인한 경향이 있어, 연령 기준 조정에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기도 품절이라고요?"…Z세대 '뷰티 방앗간' 된 다이소, 다음 대란템은? [솔드아웃]
  • ‘슈팅스타’ 오늘 첫 방송…‘큰 산’ 최강야구 넘을까? [해시태그]
  •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나올 듯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6선…각 작품 경쟁력은? [딥인더게임]
  • "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 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 베이조스 겨냥…“그는 트럼프 패배 원했다”
  • 이재명, 또 입단속…“거친 언행 주의해달라”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039,000
    • -0.31%
    • 이더리움
    • 4,611,000
    • -1.77%
    • 비트코인 캐시
    • 679,500
    • +0.07%
    • 리플
    • 2,020
    • +16.29%
    • 솔라나
    • 354,700
    • -1.23%
    • 에이다
    • 1,397
    • +21.9%
    • 이오스
    • 1,034
    • +10.83%
    • 트론
    • 284
    • +2.53%
    • 스텔라루멘
    • 473
    • +28.8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250
    • -1.93%
    • 체인링크
    • 22,890
    • +10%
    • 샌드박스
    • 523
    • +7.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