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빚 상환, 제재에 달려” 으름장…러 숨통 터주는 중국, 제재 복병

입력 2022-03-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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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외화 표시 채권 대금 루블로 지급 허용
채권단 받아들일지 미지수
“국채 상환 여부 서방 제재 달려” 협박
러시아, 중국 결제시스템 유니온페이 사용 검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댄 사진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댄 사진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외화 표시 채권 대금을 루블로 지급하도록 허용했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 두 곳의 역외 채권 상환 만기일이 도래하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서방사회가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외화 표시 채권 대금을 자국 통화인 루블로 지급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기업이 서방 채권단에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일시 숨통을 터준 것이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사회가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해외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재 폭탄을 쏟아내자 보복 조치로 해외 외환 송금을 금지시켰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임시 조처는 자국 에너지 기업 두 곳의 대금 상환 시점을 전후해 취해졌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로즈네프트는 이날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 규모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다른 에너지업체인 가스프롬도 7일 13억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상환을 지원하는 새 임시 조처 덕분에 러시아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급 대상은 모두 달러 표시 채권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설정한 환율에 따라 지급금이 결정된다. 관건은 해외 채권단이 루블로 지급된 대금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통화 거래가 중단된 상태여서 루블을 달러로 교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방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디폴트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채무를 상환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국채 상환 여부가 서방 제재에 달려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에 대한 1억700만 달러 규모 이자 지급일이 도래한다. 러시아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평가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맞서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 최대 카드업체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자국 내 업무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의 유니온페이 사용 검토에 착수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 등이 자국의 결제 시스템인 미르와 제휴한 중국의 유니온페이 카드 발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온페이는 180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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