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초갑 누가 웃을까?…조은희 “정권 교체” vs 이정근 “종부세 해결”

입력 2022-03-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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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윤석열 압도적 승리” 호소
이정근 “172석으로 종부세 완화 현실화”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사거리서 유세를 마친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문정 수습기자 kangmj@)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사거리서 유세를 마친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문정 수습기자 kangmj@)

“세금 폭탄, 부실 선거, 정권 바꿀 기호 2번 윤석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힘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조은희 국민의힘 서초갑 국회의원 후보)

“서초구민의 가장 큰 숙원 사업, 종부세 해결사 이정근이 왔습니다. 전 구청장이 개인의 욕심으로 만든 정치 공백, 제가 책임지겠습니다.”(이정근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국회의원 후보)

20대 대통령선거와 재보궐선거 주간 첫날인 7일 서울시 서초갑 지역구에선 조 후보와 이 후보가 각각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조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원팀 전략을 강조하는 한편, 이 후보는 종부세를 해결하는 부지런한 서초구민의 친구가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서초갑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부친의 불법 농지 투기 거래 의혹으로 사퇴하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지역이다.

두 후보 모두 서초구와 인연이 깊다. 조 후보는 2014년부터 7년 반 동안 서초구청장으로 일하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그가 추진한 정책에는 횡단보도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서리풀 터널 개통,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이 있다.

이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가 3전 4기의 도전이다. 20대 총선과 제7회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서초구에서 세 차례 고배를 마셨다. 조 후보와는 4년 만에 다시 경선에서 맞붙는 셈이다.

서초구 전문가를 강조하는 두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나 종부세 완화, 재건축 지역 보행길 안전 강화 등이 겹친다.

이날 두 후보의 유세장 분위기는 달랐다. 조 후보는 이른 시각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는 대신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이 후보는 종부세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발로 뛰는 국회의원이 될 것을 다짐했다.

◇ “미래 바꿀 윤석열”과 “전 서초구청장”

조 후보는 ‘정권 교체’와 ‘전 서초구청장’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7시 46분쯤 조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유세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건넸다.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추운 아침에도 힘찬 목소리로 “집값 걱정 없는 나라 윤석열이 만듭니다, 저는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입니다”를 외쳤다.

조 후보는 이어진 유세에서도 윤 후보와 원팀을 강조하는 ‘쌍끌이 전략’을 이어갔다. 그는 1시간 30여 분간의 유세에서 자신의 이름보다 윤 후보의 이름을 더 많이 외치며 “윤석열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세금 걱정 없는 나라, 코로나 없는 나라 윤석열이 만들겠습니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확진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문제도 강조했다.

조 후보는 이투데이와 만나 “방금 만난 시민 두 분도 윤석열 후보가 당선 안 될까봐 잠이 안 오신다더라”며 “선관위 부실 선거도 굉장히 걱정을 하신다”라고 유세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 후보에게 응원을 건넨 시민들도 구체적인 공약보다 당과 윤 후보 지지를 언급했다. 서초갑에서 만난 80대 남성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윤석열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며 “보궐선거 역시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조 후보는 이날 자신을 서초갑 기호 2번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다. 1시간 30분여의 유세 내내 스스로를 “전 서초구청장”이라고 지칭하며 7년여 간의 구청장 이력을 강조했다.

실제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반포3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서초구청장 임기를 다 지켜봤다”며 “실생활에서 삶의 질을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40년간 서초구에서 거주한 60대 남성은 “조 후보가 구청장일 때 잡음 없이 행정을 잘 봤다”며 조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조 후보는 선거일이 이틀 남은 시점에 핵심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권 교체를 위해) 모든 분들이 투표장으로 가서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뒷벌공원에서 서초갑 보궐선거 유세를 나온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강문정 수습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정영인 수습기자 oin@)
▲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뒷벌공원에서 서초갑 보궐선거 유세를 나온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강문정 수습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정영인 수습기자 oin@)

◇ 기울어진 운동장 “‘진정성’으로 극복”

이 후보는 ‘진정성’과 ‘종부세 해결’을 내세웠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서초구 방배동 뒷벌공원 유세장에서 만난 이 후보는 ‘개미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 텃밭인 서초구는 험지 중의 험지”라며 “서초 구석구석을 걸어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세장에서도 이 후보는 공원에 나온 주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발로 뛴다는 이 후보의 전략은 체감도 높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유세장에 있던 70대 남성은 “당을 떠나 사람 됨됨이가 좋다”며 “3번 떨어지면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포기할 법도 한데 또 나왔다”고 말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에게 이미 투표를 했다는 60대 남성은 “이 후보는 서초구를 열심히 돌아다닌다”며 “조은희 후보는 보이지도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종부세 해결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투데이와 만나 조 후보와 공약이 같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차이점은 실현가능성”이라며 “172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최근 유세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야당의 단일화 이후 응원이 늘었다”고도 전했다.

이 후보는 조 후보의 구청장직 사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개인의 욕심으로 구청장도 사퇴하고 주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내버렸다”며 “지난 20년간 서초에서만 살며 서초구민만 바라본 구민의 친구가 되겠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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