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ㆍ편의 장비 보강하고 가격도 올려
아반떼 기본가격 2년 새 300만 원 인상
르노삼성 XM3, 1년 만에 80만 원 올라
최근 2~3년 사이 주력 신차를 모두 쏟아낸 완성차 업계가 당분간 신차 기근 상태에 들어갔다. 완성차 업계는 이 시기를 버티기 위해 부분 또는 연식변경 모델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상품 경쟁력 확대와 그에 걸맞게 가격도 크게 올리고 있다. 물류비용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이 기회를 틈타 완성차에 반영하는 셈이다.
8일 현대차는 아반떼의 2022년형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새 모델은 도어 흡음재를 보강해 정숙성을 키우는 한편, 고객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본 사양을 늘리고 선택 사양을 추가 또는 확대했다.
예컨대 지금까지 선택 품목이었던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아반떼의 중간 등급인 ‘모던’ 트림부터 기본으로 장착한다. 여기에 앞 좌석 통풍 시트까지 기본 장비로 바꿨다.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은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기본으로 갖추며 정숙성을 강화했다. 이밖에 △동승석 전동시트 △진동 경고 운전대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의ㆍ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바꿨다.
가격은 △1.6 가솔린 1866만~2515만 원 △1.6 LPi 2005만~2641만 원 △하이브리드 2346만~2892만 원(세제 혜택 적용 후) △N라인(가솔린1.6 터보) 2318~2806만 원이다.
새 모델의 가격은 트림별로 꽤 올랐다. 2020년 출시 당시 아반떼의 기본가격이 1500만 원 중반이었으나 이제 18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1809만 원이었던 1.6 LPi 기본모델 역시 2022년형부터는 2005만 원에서 가격이 시작된다.
르노삼성 역시 주력 모델인 XM3 2023년형을 선보이면서 상품성을 강화하는 한편, 가격을 올렸다.
2023년형 XM3는 최상위 트림 '인스파이어'를 추가하는 동시에 아랫급인 LE 트림부터 풍절음 저감을 위한 차음 윈드 쉴드 글래스 등을 기본으로 갖췄다. 여기에 고객의 편의성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안전지원 콜 서비스'도 추가했다.
르노삼성은 지속적인 생산원가 인상으로 불가피하게 새 모델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1.6 기본 모델의 가격은 1866만~1896만 원. 같은 트림의 2022년형 모델이 1787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80만 원 오른 셈이다.
당분간 완성차 업계는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면서 원자재를 포함한 생산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한다. 매달 선보이는 할인조건 역시 축소해 세전순이익을 보전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아반떼와 XM3 모두 지금까지 연식변경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격 인상 폭이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전히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출고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 신차를 내놓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일부 비인기 수입차가 대대적인 할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제외하면 당분간 자동차 업계에서 '파격 할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수요는 넘치는 양상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2019년에 시작한, 이른바 ‘신차 슈퍼 사이클’이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라며 “최근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은 물론 물류 운송비 등이 폭증한 상태여서 불가피하게 최소한의 인상분을 연식변경 모델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