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대선 D-1’ 막판 온라인 심리전 과열

입력 2022-03-0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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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제20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양측 모두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만큼 접전 양상이다. 이에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단 한 표로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온라인 상에서는 다소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선거 막바지에 불거진 온라인 이슈들이 대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시선이 모인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사이트에서는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6일 ‘윤 후보가 대장동 특혜 개발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담긴 ‘김만배 녹취록’ 보도가 나오자 7일 새벽 국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보도를 공유하는 글들이 게시됐다. 해당 글들은 새벽 시간임에도 많은 추천을 받아 커뮤니티마다 최다 추천 글 순위에 올랐다.

그러던 중 한 커뮤니티에서는 평소 최다 추천 글의 10배에 달하는 추천을 받아 추천 수 조작 의심을 받았다. 평소의 5~10배에 달하는 수치의 추천을 받은 것이다.

문제의 게시글 댓글란에는 “추천을 클릭하지 않았는데 자동으로 추천이 돼 있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게시판 관리자도 추천한 것으로 밝혀져 ‘대규모 해킹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튿날 아침 커뮤니티 관리자는 기계적 조작이 있었던 것이 확인돼 고발 조치하겠다는 공지를 남겼다. 관리자에 따르면 해당 게시물 이미지 태그에 특정 게시물을 자동으로 추천하게 하는 URL(인터넷주소)이 삽입돼 있었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만배 녹취록’ 보도의 댓글 통계 캡처 사진을 올리며 “또 드루킹 식 조작 의혹”이라며 “월요일 새벽에 올라간 영상에 150만 명이 벌떡 일어나 조회 수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캡처된 댓글 통계에 따르면 해당 기사 댓글 작성자 통계는 남성 여성 비율이 각각 50%, 20대, 30대, 40대 작성자 비율도 27%로 같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8일 “‘더불어n번방’”이라며 “선거 막판 패색이 짙어지자 민주당이 여론조작 수법을 들고 나왔다. 모든 게 민주당의 드루킹 시즌 2”라고 주장하는 등 여론조작 의혹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1번 남·2번 남과 페미니스트 등으로 프레임 대결 구도로 젠더 갈등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학교별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사전투표가 이어지던 지난 4~5일 ‘1번 남’, ‘2번 남’이라는 이름으로 논쟁이 이어졌다. 각각 ‘1번(이 후보)에 투표하는 남성’과 ‘2번(윤 후보)에 투표하는 남성’을 뜻하는 이 단어들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프레임은 ‘1번 남은 여성이 좋아하고 잘 나가는데 2번 남은 여성이 싫어하고 도태된다’는 식으로 윤 후보를 투표하는 남성이 남녀갈등을 주도해온 부류라는 비하로 작용하는 것이다.

1번 남 2번 남 관련 논의가 이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는 1번 남과 2번남이 여러 세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정의하는 이미지가 공유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1번 남은 모든 세대에게 싹싹한 청년, 연애·결혼 대상, 기특한 손자, 우리 아들 등 ‘바른 생활 청년’인 반면 2번 남은 다른 세대와 ‘꼰대’, ‘틀딱’, ‘퐁퐁남’, ‘맘충’ 등 혐오 발언만 주고받는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유튜브 프로그램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에서 유시민 작가와 함께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2번 남 프레임)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세대를 과잉대표하던 이대남 프레임을 박살 내버렸다”고 평가했다.

손혜원 전 의원도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번 남을 위한 명상’을 통해 “만약 당신이 이번 선거에서 1번을 선택하면 많은 여자가 당신을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럼 당신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당신은 1번 남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번 남 프레임에 대한 반발 여론도 즉각 일어났다. 국민의 힘 청년보좌역 박민영 씨는 자신의 SNS에 “2번 남이라 자랑스럽다”는 글을 게시하며 “1번 남은 방송인이 대놓고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 1번 남(이 후보)은 전과 4범인데 2번 남(윤 후보)은 통합 리더”라고 썼다.

‘2번 남닷컴’이라는 웹사이트도 개설됐다. 해당 사이트는 “2번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며 “여초&진보 커뮤니티, 민주당 의원들의 망언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사이트 관리자는 “2번남 결집에 도움을 주신 여초 커뮤니티, 진보 커뮤니티에 감사드린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윤 후보가 외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페미니즘’ 논란이 일기도 했다.

WP는 7일(현지시간)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서면 인터뷰를 포함한 인물 분석 기사를 냈다. 해당 인터뷰에서 WP가 윤 후보에게 페미니스트인지를 묻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성차별과 불평등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 잡으려는 운동으로, 휴머니즘의 한 형태”라 정의하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본인을 페미니스트로 지칭한 것에 대해 그간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일부 20대 남성들로부터 지지와 호응을 받아왔던 만큼 이율배반적이라는 반감여론이 제기됐다.

이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은 다음날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라며 서면답변 원문을 공유해 반발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 인터뷰 발언을 염두에 둔 듯 “남녀 간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뭐라 부르든 존중되고 폄훼돼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와 SNS에서 지지자 간 기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당근마켓’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의 간접 선거운동이 이어졌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당근마켓 밭갈기(여론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일부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등을 중고거래로 내놓으면서 실물 사진으로 이 후보 선거운동 포스터 또는 ‘강만배 음성 파일’ 보도 기사를 화면상에 띄워놓은 모습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당근마켓에서 제지해야 한다”, “낯부끄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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