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대서 2030 소통하며 마지막 유세…“여자화장실, 남자의 1.5배로”

입력 2022-03-0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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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를 찾아 마지막 유세를 펼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를 찾아 마지막 유세를 펼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으로 마음 돌린 2030 여성 지지선언’
‘아앙? 이 몸은 프레지던트다’
‘청와대 5년 계약직 GO GO’
‘Will you be my president’

대선 전날인 8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등장한 피켓들에 적힌 문구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마지막 유세 장소로 홍대를 선택했다. 대선 캐스팅보터인 20·30대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일장연설을 대신해 이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유세 방식을 택했다.

유세 현장에는 다양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를 뽑자’는 팻말을 든 채 공룡과 상어 인형탈을 쓰고 다니기도 하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제화해주세요’라는 구체적인 요구가 담긴 피켓도 눈에 띄었다.

직전 청계광장 유세에서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는 피켓과 파란 응원봉 및 풍선 등으로 통일된 모습과는 대비돼 2030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이 후보는 이런 분위기에 맞춰 그간 큰 무대 위에서 연설하는 방식을 탈피해 구름같이 모여든 인파 한가운데 서서 즉석으로 시민들의 질문을 듣고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규모 집회 형태 유세는 청계광장에서 끝내고 여기는 서로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벌인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김윤호 기자)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벌인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김윤호 기자)

충남 아산에서 농사를 짓는 청년 여성 농업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한 시민은 “이 후보만 보고 친환경 농업을 계속할 수 있게 대통령이 꼭 돼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에 “제가 정말 관심 있는 영역이 친환경 농업이다. 국가 안보 산업으로 특히 기후위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식량위기에 대비해 농촌을 살려야 한다”며 “GMO를 표시해 고를 수 있게 하면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고, 외국 싸구려 농약을 쓴 걸 수입해 국내 유기농 농산물이라 속이는 것을 철저히 단속해 유기농 농업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청와대에 CCTV를 설치하는지 물었는데 이 후보는 “보안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 같고 대신 (성남시장 재임 때) 성남시청을 개발해 놀러온 분들이 많은데 청와대도 꼭 필요한 영역 말고는 개방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할 텐데 통일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격차 때문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해서 격차를 줄이는 게 통일비용을 줄이는 길”이라며 “평화체제를 구축해 북한도 개혁·개방의 길로 가 국제적 투자가 이뤄지면 돈이 평화를 보장하게 된다. 경제적 관계로 복잡하게 얽히면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주문한 데 대해선 “어린이 대상 범죄를 엄정히 제재하고 최선을 다해 사전조치 해야 한다. 경기도에서 전 아동을 조사해 소재 확인이 안 되면 수사의뢰를 해 학대받는 아이들 상당수를 찾기도 했다”며 “학대의 주요 원인은 사실 양육 부담이다. 보육·양육 지원을 최대한 많이 할 필요 있다. 근본적으로는 희망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8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다. (김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8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다. (김윤호 기자)

한 유학생이 지지를 표하기도 했는데 이 후보는 “유학생이라 투표권이 없는데 방법을 알려드리면 아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전화해서 투표시키면 된다”며 “SNS 선거운동은 내일도 해도 되니까 열심히 해주시고 투표 독려는 아무나 해도 되니 열심히 하면 본인 한 표보다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젠더갈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후보는 “청년들 사이에서 남녀 편을 갈라 다투게 된 원인은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온 구조적 성 불평등과 격차가 너무 고착돼있고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거기다) 청년은 기성세대와 달리 기회가 너무 적은 저성장 사회라 경쟁도 격렬하다. 그러다 보니 오징어게임처럼 누군가 떨어뜨려야 내가 살아남기 때문에 편을 가르는 방법 중 하나가 남녀가 돼버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착취물 문제를 언급하며 “남녀가 생각과 습관, 생물학적 구조도 약간 다르다 보니 거기서 발생하는 차이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성착취물 영상도 당하는 쪽은 죽음보다 큰 고통이라는 걸 안 당해본 분은 모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남녀 차이에 따른 여성 피해 중에서 남녀 화장실 숫자가 똑같은 게 진짜 문제가 있다”며 “휴게소 가면 남자화장실은 텅텅 비었는데 여자화장실은 줄을 서있다. 앞으로 공공화장실을 만들 때 여자화장실 수를 남자화장실의 1.5배 정도로 만들려고 한다”고 공약했다. 이어 “남자 입장에선 배려지만 여자 입장에선 권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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