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아미’ 만난 방탄소년단…잠실은 보랏빛 물결

입력 2022-03-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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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마침내 우리가 주경기장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우리가 언제 다시 한 번 박수로 맞는 콘서트를 하겠습니까, 역사에 남을 콘서트예요”

그룹 방탄소년단이 1만 5000명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덤)와 함께 잠실주경기장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팬들과 직접 만나는 첫 자리다. 방역 수칙 탓에 함성은 없었지만, 멤버들의 열정과 팬들의 박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0일 오후 7시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팬데믹 이후 첫 대면 콘서트를 개최해 글로벌 팬들과 만난 적이 있으나 국내 공연은 201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열린 콘서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은 지난해 10월 온라인 콘서트와 LA 콘서트를 잇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시리즈의 일환으로,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속 메시지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만남’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제공=이혜리 기자
▲사진제공=이혜리 기자

공연에 앞서 만난 아미들은 보라색 옷과 액세서리로 꾸민 채 공연 전부터 들뜬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방탄소년단을 만나는 팬들은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준비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20대 이모 씨는 “방탄소년단이 국내 팬들과 만나 공연을 하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지 않냐”며 “코로나 시국 때문에 응원은 어렵지만, 그 자체로 너무 좋고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콘서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 곡은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 - 7’의 타이틀곡 ‘ON’이었다. 이 곡은 관객들 앞에서 처음 선보이는 무대다. 이번 공연의 슬로건인 ‘We don’t need permission(우린 허락이 필요 없어)’가 LED 화면 위로 띄워지며 철창 뒤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철창이 열리자 멤버들은 자신들을 옭아맨 속박을 끊고 자유로워지겠다는 듯 무대로 나와 댄스를 선보였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불타오르네’, ‘쩔어’ 무대를 이어가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직접 만난 방탄소년단은 일곱 멤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곡들을 엄선해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DNA’, ‘아이돌(IDOL)’,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FAKE LOVE)’,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등 방탄소년단의 전매특허 칼군무를 볼 수 있는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장 내에서 함성, 구호, 기립 등의 행위는 금지됐다. 멤버들은 호응 유도를 위한 구호를 ‘소리 질러’ 대신 ‘박수 질러’로 외쳤고, 함성은 멤버들끼리 직접 외쳤다. 멤버들은 함성 없이 박수로만 호응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듯 했지만 팬들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이들은 “예전에는 텅 빈 객석 앞에 카메라만 놔두고 촬영을 했는데, 지금은 아미들이 있으니까 너무 감동이고 설렌다”라고 감격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저희도 이런 공연은 처음 해본다. 무관중으로는 해봤지만 관객의 함성이 없는 공연은 안 해봤다. 나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것도 나중에 돌아보면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관객들에게 슬로건 문구가 새겨진 클래퍼를 준비, 관객들이 안전하면서도 즐겁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생동감을 살리고자 무대에는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 스크린의 배경은 곡의 분위기에 맞춰 다채롭게 바뀌어 흥겨움을 더했다. ‘피 땀 눈물’과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이어진 열기는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에 이르러 폭발했고, ‘퍼미션 투 댄스’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3일간 총 수용인원 약 4만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로,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와중에 열려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주최 측은 매 공연에 입장 인원의 5%(약 750명) 수준의 방역 관리 요원을 배치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철저히 확인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구역별로 퇴장해 밀집도를 줄였다.

공연 말미 멤버들은 “방탄소년단은 “저희가 이번 공연을 일곱 명이 모두 함께하는 무대로 꾸민 이유가 있다”면서 “아미 여러분들에게 저희 모습을 오래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저희가 아미 여러분들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무대를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무대가 끝난다고 해서 저희의 춤과 노래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조만간 더 나은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혀 남은 2회 공연과 또 다른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콘서트는 하루를 쉰 뒤 12일과 13일에 이어진다. 공연 현장을 찾지 못하는 전 세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공연도 병행하고 있다. 12일 공연은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이 동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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