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연어가 사라졌다" 우크라 전쟁 여파로 몸값 뛰고 품귀

입력 2022-03-13 13:28 수정 2022-03-13 18: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A 씨는 최근 자주 찾는 덮밥집을 방문했다가 실망했다. 즐겨 먹는 연어 덮밥의 양이 크게 줄어서다. 덮밥집 사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항공운임이 너무 올라 연어값이 폭등해 걱정이다"라면서 "당분간 연어를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식당에 관련 공지도 띄워놨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에서 연어메뉴를 '품절'로 띄워놨다. (배달의민족 캡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에서 연어메뉴를 '품절'로 띄워놨다. (배달의민족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국내 밥상에까지 번졌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지면서 전쟁 지역을 경유하는 물류, 항공 운임료가 크게 오르면서다. 대부분 수입으로 들여오는 연어도 공급망 불안으로 값이 크게 오르자 일부 식당에서 관련 메뉴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업계는 대체 산지를 물색을 서두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인기 메뉴인 연어 몸값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크게 뛰고 있다. 한 대형마트는 지난 10일부터 횟감용 연어필렛(100g) 가격을 3880원에서 4480원으로 15.5%, 또 다른 대형마트 역시 노르웨이산 생물 연어 가격을 100g당 3780원에서 4780원으로 26.4% 올렸다.

연어는 '국밋 횟감'으로 자리매김한 인기 먹거리다. 과거 수출 가공원료로 취급되던 연어가 고급 외식문화가 확산하고 씨푸드레스토랑으로 대중화하면서 2030 젊은 세대 입맛을 사로잡았다. 수입량도 꾸준히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16년 2만7537톤이었던 연어수입량은 지난해 6만2730톤으로 5년 새 128% 가까이 뛰며 인기 수입 어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수입산 연어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수입산 연어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연어가 전량 수입산인 탓에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 즉각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전체 물량의 60~70%를 노르웨이에서 들여오는 국내 연어 시장에 치명적이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대부분 러시아 상공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통해 들어오는데 전쟁으로 우회로를 이용하다 보니 운임이 오르고 연어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러시아산 연어 수입 비중이 칠레산을 제치면서 국내 연어 공급이 더 불안해지고 있다. 국내 연어는 노르웨이, 칠레에서 들여오는 게 대부분인데 지난해 러시아산 수입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KATI농식품수출정보 자료를 보면 2019년 전체 수입량의 4% 남짓했던 러시아산 연어 수입량 비중은 지난해 35%로 크게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에서 띄운 공지. (배달의민족 캡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어회 전문점에서 띄운 공지. (배달의민족 캡처)
연어 가격이 오르면서 식당가에서는 관련 메뉴 가격을 조정하거나 취급을 일시중단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연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수산식당은 공지를 통해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항공편으로 수입 배송되고 있던 '연어'가 하늘길이 막히면서 물량급감과 가격폭등으로 연어가 포함된 메뉴 구성,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 양해 말씀드린다"라면서 "사태가 진정되면 단가 인하되는 대로 정상적 구성과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알렸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장기계약한 물량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장기적인 수급 불안을 우려해 수입처 확보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칠레산 냉동 연어 등을 들여오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홈플러스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산 연어를 확보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4월부터 사전 계약을 마친 호주 태즈메이니아산 냉동 연어와 함께 스코틀랜드산 연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연어는 이미 대중화한 품목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상 폭이 클 수 있다"라면서 "앞서 확보한 물량이 있는 만큼 당장은 문제가 없으나 수입 대체지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죽이는 정치 말고 살리는 정치 해야"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 먹거리 발굴 힘 싣는다
  • ‘아빠’ 정우성, 아이 친모는 문가비…결혼 없는 양육 책임 뒷말 [해시태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국민연금, 삼성전자 10조 ‘증발’ vs SK하이닉스 1조 ‘증가’
  • "권리 없이 책임만" 꼬여가는 코인 과세…트럭·1인 시위 ‘저항 격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547,000
    • +0.79%
    • 이더리움
    • 4,826,000
    • +5.81%
    • 비트코인 캐시
    • 722,000
    • +6.88%
    • 리플
    • 1,993
    • +6.92%
    • 솔라나
    • 342,200
    • +0.85%
    • 에이다
    • 1,403
    • +3.93%
    • 이오스
    • 1,142
    • +3.07%
    • 트론
    • 279
    • -0.36%
    • 스텔라루멘
    • 698
    • +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500
    • +4.95%
    • 체인링크
    • 25,390
    • +11.12%
    • 샌드박스
    • 1,009
    • +34.1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