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연ㆍ태연ㆍ소미가 윤석열을?”…근거없는 ‘2번녀’ 색출 잇따라

입력 2022-03-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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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제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자 온라인상에서 윤 당선인에 투표한 것으로 의심되는 연예인들을 색출하고 검열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연예인들은 직접 나서서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하니 말고 대놓고 티 낸 2번녀 또 누구 있냐”는 글이 개재됐다. 2번녀는 ‘대통령 후보 기호 2번에 투표한 여성’을 줄인 은어다. 여성 유권자가 여가부 폐지 등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비우호적인 정책을 들고 나온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비아냥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커뮤니티 회원들은 또 다른 ‘2번녀’들을 색출하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가수 전소미, EXID 멤버 하니, 소녀시대 멤버 태연, 트와이스 멤버 나연 등이 거론됐다.

전소미는 대선 당일 투표를 완료했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적었는데, 배경이 붉은색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고, 나연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붉은색 풍선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렸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됐다. EXID 출신 하니는 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참 어렵던 이번”이라는 문구를 남겼다는 이유만으로 ‘2번녀’로 몰렸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연예인들도 색출 대상에 올랐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몬스타엑스 민혁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줬다고 주장했다. 민혁은 팬카페에 ‘빨간색 하트’ 이모티콘을 썼다가, 김희철은 사전 투표소에 빨간색 슬리퍼를 신고 갔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일자 지목된 연예인들은 직접 나서서 반박하거나 해명하기도 했다. 전소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빨간색 배경을 찍은 과정을 보여줬고, 민혁도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쓸데없는 데 의미 부여하지 말라”며 “아이돌이라 정치 얘기 안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으며 아무 생각 없고 소신 있더라도 절대 밖으로 얘기 안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당선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남녀 양성 문제는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선거 과정에서 그런 식으로 오해와 공격을 받았지만 남녀 성별을 갈라치기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런 것은 없으니 오해 말고, 오히려 저는 그렇게 하는 게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늘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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