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러 디폴트 우려 악재…외인은 국내 증시 발빼기

입력 2022-03-14 14:34 수정 2022-03-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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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이은 악재에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우크라이나 사태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면서 외인의 수급을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2090조5479억 원) 중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은 31.86%(666조138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2월 11일 31.77%를 기록한 이후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외인 시총 보유 비중이 32% 아래로 내려온 것도 2016년 이후 이달 들어 처음이다.

외인 시총 보유 비중은 2020년 2월 24일 39.30%로 최고치를 찍은 후 2021년초 36.57%, 2022년초 33.50%로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크라 사태에 외인 ‘셀코리아’…증시 떠받친 개미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13일(현지시간) 피난민들이 끊어진 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르핀/신화뉴시스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13일(현지시간) 피난민들이 끊어진 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르핀/신화뉴시스

외인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안정성이 커진 이후 대거 ‘셀 코리아’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심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5조967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인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월 1조6770억 원, 2월 1조619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발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도 종목에는 삼성전자(-1조6986억 원)을 비롯,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6059억 원)에 이어 현대차(-3888억 원), LG화학(-3681억 원), SK하이닉스(-3636억 원), 삼성전자우(-3169억 원), 기아(-250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인이 던진 종목은 개미가 그대로 받았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498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이 2조7698억 원을 순매도 한 만큼 이 기간 동안 증시는 개미들이 떠받친 형국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8일(2745) 이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다 2600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개미가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2조8896억 원), SK하이닉스(6780억 원), LG에너지솔루션(4895억 원), 현대차(4591억 원), 기아(3974억 원), 삼성전자우(3463억 원) 순서로 파악됐다.

◇치솟는 환율, 연일 고점 경신…외인 수급 ‘빨간불’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대외 불안정성이 커지자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다.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은 1240원에 근접하면서 연 고점을 경신 중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환율은 장중 1239.7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8일에 이어 다시 한번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5월 29일 장중 1240.40원을 기록한 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급등세는 외인 수급을 쪼그라들게 만든 주범이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자 외인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손실을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심리지수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 둔화 우려가 높아진 점이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고, 수급 불안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연준 금리인상·러시아 디폴트 우려, “환율 추가 상승”

외인 수급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거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당분간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 급등세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음에도 연준이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높일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야기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별반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것은 안전 선호를 높이고 초안전자산인 달러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급등세도 원화 약세 흐름을 키우고 있다. 2월 흑자 전환했던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 기조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러시아의 디폴트 우려도 악재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국들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제재 등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3월 3일 만기가 찾아온 루블화 국채 이자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오는 16일 1억1700만 달러의 이자 지급을 앞두고 있으나 서방세계의 제재에 외화 자산의 역외반출이 금지되고, SWIFT 제재로 자금의 이동이 막혔다”며 “3대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C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이미 시장은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어느정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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