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에 은행 달러 예금 600억 달러 육박…1년 새 15% 급증

입력 2022-03-15 15:33 수정 2022-03-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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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80억 달러, 작년 1월보다 15.2% 늘어
러시아 사태 등 안전자산 선호 강화 영향 커

미 달러화 강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주요 은행들의 달러화 예금이 6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15% 이상 증가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미 달러화 예금 잔액은 580억3900만 달러(약 72조 385억 원)로 집계됐다. 작년 1월 503억6000만 달러보다 15.2% 늘었다. 올해 1월(556억 달러)보다는 4.4%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51억4500만 달러로 2월 한 달 잔액인 50억7800만 달러를 이미 웃돌았다. 다른 은행들도 이달 잔액 규모가 이미 전월 수준에 육박했다.

미 달러화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배경에는 금융소비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두드러졌다. 목돈 마련의 기회를 은행이 아닌 자본시장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중국 경제 불확실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시장 급랭하면서 다시 안전자산 선호로 심리가 돌아섰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외화예금을 자산관리 수단으로 삼기 시작한 셈이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하자 일각에서는 1300원도 돌파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종가 기준)이 1300원을 넘어서게 되면 지난 2009년 7월 이후 1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은행들은 달러화 강세를 예상한 듯 작년 하반기부터 외화예금 상품을 새로 출시하거나 고객 확보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작년 8월 우리원(WON)뱅킹 전용 미 달러 외화적립예금상품인 ‘우리 더(The)달러 외화적립예금’을 출시했다. 해외주식투자 등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여행이 정상화될 경우를 대비해 마련한 상품이다. 예금의 가입대상은 개인 고객으로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최대 5만 달러까지 1달러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월에 외화통장 모바일 채널 가입 대상을 법인까지 확대한 기념으로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도 아직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시중에 풀린 자금이 어디로 이동할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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