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부는 메타버스 광풍…과열 우려도 고조

입력 2022-03-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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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준 총 1만6000개 넘는 관련 상표권 출원
시장 규모, 3년래 최소 66조원으로 성장 전망
당국, 과열 우려하고 있어 규제 강화될 가능성도 커져
아바타 행동도 감시 대상될 수도

▲바이두 메타버스 서비스 ‘시랑(希壤)’의 이용 화면. 바이두 캡처
▲바이두 메타버스 서비스 ‘시랑(希壤)’의 이용 화면. 바이두 캡처
중국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의 광풍이 불고 있다.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당국이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총 1만6000개가 넘는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이 출원됐다. 자동차 제조업체나 은행 등 비(非)인터넷 업종의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출원도 1500개가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광다증권은 오는 2025년 자국의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최소 3400억 위안(약 66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시간 내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아바타에 의한 교류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메타버스 소셜미디어(SNS) ‘젤리’는 지난달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 채팅앱 ‘위챗’을 뛰어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젤리는 가상공간에서 만든 아바타를 통해 친구와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출범한 지 한 달도 안돼 12억 명의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위챗의 다운로드 수를 단숨에 넘겼다. ‘메타버스 SNS’로 불리며 지난해 10월 시험운영에 들어간 ‘혼버스’도 최근 인기를 끌었다. 가상공간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가 특징인 혼버스는 지난해 말 1건에 10만 위안 이상에 거래되는 물건도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급성장하는 만큼 기업들의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젤리의 경우 온라인 공격과 시스템 다운 등을 이유로 지난달 중순 가동을 중단했는데, 현재까지도 서비스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혼버스는 전매가 횡행하고 가격 폭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운영진이 양도 제한에 나섰으며 현재 신규 가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 당국이 메타버스 시장의 과열을 경계해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이 그간 중국의 규제 칼날의 대상이었던 인터넷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들 활동에 대한 감시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메타버스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틱톡’ 운용사로 유명한 바이트댄스와 위챗 운영사 텐센트다.

이미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지난달 “메타버스라는 명목으로 불법 자금을 모으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메타버스 내 부동산 투기도 치솟고 있다”며 경고 목소리를 냈다. 또 당국은 관련 상표 심사 역시 원칙적으로 보류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메타버스 결제수단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에 대해서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국이 가상공간의 아바타 행동까지 감시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향후 중국 메타버스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성장하는 메타버스와 다른 경제권으로 구축돼 미·중 기술분단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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