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대형기를 처음 도입했다.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개시하고, 향후 대형 항공사의 운수권을 확보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도 비행기를 띄울 계획이다. 2027년에는 대형기를 20대까지 늘려 연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티웨이항공은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서 대형기 A330-300 도입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합리적인 운임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거리 LCC라는 새 시장을 개척하며 제2의 도약을 일궈 나가겠다”며 “2027년에는 연 매출 3조 원 이상을 달성하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대형기를 자체 도입한 건 티웨이항공이 처음이다. 에어버스가 제작한 A330-300은 중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대형기로, 최대 운항 거리가 1만186㎞에 달하며 347석의 좌석을 갖췄다. 국내 LCC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B737-800기보다 운항 거리와 좌석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 A300-300 1호기를 도입했고, 시범 비행 등 안전 운항을 위한 준비를 거쳐 이달 말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우선 투입한다.
티웨이항공이 대형기를 도입한 건 심화하는 항공업계의 경쟁 속에서 다른 LCC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결정이다. 국내 LCC가 주로 운항하는 단거리 노선은 이미 레드오션인 만큼, 하와이나 동유럽 등 새로운 노선을 개척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5월까지 같은 기재를 세 대로 늘려 별도의 운수권 확보가 필요 없는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5월에 싱가포르, 7월에 크로아티아, 겨울에는 호주 운항을 계획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재배분될 운수권을 가져와 서유럽과 북미 노선 운항에도 도전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대형기를 20대까지 늘리고 중소형기는 30대 수준을 유지한다.
정 대표는 “일본, 중국, 동남아는 소형기 30대로 충분히 운항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며 26개 운수권이 재배분 대상이 됐고, 그중 장거리 노선에 특히 관심이 있다. 가장 매력적인 노선은 파리, 로마, 이스탄불 노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A300-300은 서유럽과 북미에 취항하기에는 운항 거리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은 같은 에어버스 계열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대형기 A300-200 등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A300-300 도입 후 화물 운송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대형기인 A300-300은 밸리카고(여객기 하부의 화물 공간)에 최대 2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회복 속도가 느리면 화물을 많이 나를 수 있는 노선에 투입하고,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 여객 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