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중국은 러시아의 승리를 정말 원할까

입력 2022-03-18 14:51 수정 2022-03-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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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베이징/스푸트니크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베이징/스푸트니크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서방사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중국이 도마에 올랐다.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및 경제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이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고 알려지면서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은 진짜 러시아의 승리를 원할까.

중국,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 관계 노리지만
서방과 척지기에는 기회비용 커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표면적으로 중립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원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미국 측 정보에 의하면 러시아의 지원 요청에 응하겠다는 의향도 전달했다. 중국은 물론 가짜뉴스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와 손잡고 서방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맞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기회를 러시아와 전략적 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미국의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러시아를 도울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주장들은 타당하면서도 한계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들어 전략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내 마음을 아는 최고의 친구”라고 말했다. 푸틴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과시했다. 서방을 밀어내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양측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서방과 척을 지면서 러시아 편만 들기에는 기회비용이 크다. 중국에게 서방은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다. 중국 은행들과 기업들이 서방 제재를 어겨가면서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를 떠안기는 쉽지 않다.

▲미국과 중국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지극히 자국 이익 관점서 접근
대러 제재 효과 지켜보면서
러시아 힘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

중국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자국 이익의 관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를 선뜻 돕기보다는 서방 제재가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고 행동에 나서려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서방의 대러 제재 효과가 약하기를 바랄 수 있다. 만약 러시아 금융시스템과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실패로 끝나면 향후 움직임에 자신감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힘이 빠지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크게 나쁘지 않은 결과다.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커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중국으로서는 러시아가 북부 항구 접근권을 허용해주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도 일정 부분 인정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값싸게 사들이고 민감한 군사기술도 제공받을 여지도 생긴다.

중국은 서방에 함께 맞설 전략적 파트너로서 러시아가 필요하다. 미국과 치열한 패권 경쟁을 예고한 중국은 서방의 대러 제재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게 마뜩찮을 수 있다. 다만 러시아의 힘이 적당히 빠지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불리한 수(手)가 아닐지 모른다. 중국이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을 지켜보며 교묘한 줄타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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