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뚝’ 라면업계...직원 연봉도 줄었다

입력 2022-03-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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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작년 평균 급여 5115만원 업계 최고…전년보다 211만 원 감소
오뚜기, 직원 평균 4300만원…삼양식품 제치고 업계 2위 기록
삼양식품, 직전해보다 127만원 줄어든 4290만원
식품 제조업,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과 간격 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라면업계 빅3’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직원들의 급여도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지난해 5115만 원으로 업계 최고를 기록했지만, 직전년에 비해서는 211만 원 감소했다. 삼양식품도 평균 급여 127만 원이 줄었다. 다만, 오뚜기 직원들은 직전년과 동일한 평균 4300만 원을 수령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은 2680억 원을 급여로 지급했는데 이를 직원수 5241명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115만 원이다. 직전년(5326만 원)에 비해서는 평균급여가 211만 원 줄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2조6630억 원으로 0.9%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61억 원으로 2020년에 비해 33.8% 감소했다.

2175명인 남성 직원의 급여는 1인당 6664만 원으로 나타났고, 여성 직원 급여는 3947만 원이다. 남녀 임금 격차는 평균 근속 연수 및 업무에 따라 차이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직원은 평균 15년을 근무한 반면 여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8.8년이다. 농심 측은 “생산직 직원의 경우 여성의 비중이 높은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7390억 원으로 전년보다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66억 원으로 16.0% 뒷걸음질 친 오뚜기는 1인당 평균 급여가 직전해와 같은 4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16억 원을 급여로 처리했는데,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5400만 원이며 여성 직원은 3700만 원으로 차이는 1700만 원에 달했다. 근속 연수로는 여성이 9.6년으로 남성 평균 8.8년에 비해 길었다.

기간제 근로자 수도 남성은 1102명 중 17명에 불과했지만, 여성직원의 경우 전체 1933명 중 42명이 기간제 직원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남성은 1.5%가 기간제 근로자인데 비해 여성은 2.2%가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대형마트 시식이나 판촉 담당을 대부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데, 대부분이 여성 근로자”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직원 평균 급여는 4290만 원으로 직전년(4417만 원)보다 127만 원 줄었다. 이에 따라 라면 업계 연봉 2위 자리는 아슬아슬하게 오뚜기에 내줬다. 삼양은 지난해 6420만 원의 매출로 직전년에 비해 1.0% 주춤했고, 영업이익은 654억 원으로 31.4% 줄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관리 남성 직군이 평균 5090만 원을 수령했고, 여성은 3759만 원을 받았다.

라면업체의 직원 연봉은 유통사들과 격차가 큰 편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093만 원인데, 백화점을 담당하는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7647만 원이며, 대형마트는 7089만 원이다. 신세계는 6700만 원으로 남성 직원의 경우 평균 1억100만 원으로 유통업계 최초로 1억 원을 넘겨 화제가 됐다. 현대백화점 직원의 평균 급여는 6100만 원으로 남성은 8900만 원, 여성은 3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처럼 대졸 직원을 주로 뽑는 유통 업체들과 달리 제조와 판촉 업무를 담당하는 고졸 직원이 많은 식품 업체들은 단순 비교가 힘들다”고 말했다.

오너 및 대표 연봉도 농심이 가장 높았다. 농심은 지난해 작고한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에게 급여 3억2500만 원에 퇴직금 172억 원이 더해져 175억 원을 지급했다. 신 전 명예회장 뒤를 이어 농심을 이끄는 신동원 회장은 지난해 급여 12억9900만 원과 상여 92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280만 원을 더해 총 14억 원을 수령했다. 직원 평균 급여의 27배에 달한다. 박준 부회장은 10억 원을, 이영진 전 부회장은 퇴직금 8억6200만 원이 포함해 13억 원을 받았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에게 지난해 급여 5억1000만 원과 상여 3억 원으로 총 8억1000만 원을 지급했다. 직원 평균의 19배다. 황성만 대표는 급여 3억8300만 원과 상여 2억 원으로 총 5억8300만 원을 가져갔다. 지난해 25년간 근무한 회사를 떠난 이강훈 전 대표는 퇴직금 30억 원과 급여 1억1800만 원을 합쳐 총 31억4000만 원을 받았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김정수 부회장에게 9억9800만 원을 지급했다. 급여로 7억1700만 원, 상여로 2억8000만 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의 23배다. 김 부회장은 회삿돈 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같은해 10월 총괄사장으로 복귀했다. 1년 후인 지난해 12월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같은 혐의로 은퇴한 삼양식품 후계자인 전인장 회장의 부인이다. 전 전회장은 근로소득 23억 원에 퇴직금 118억 원을 더해 141억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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