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원자재 가격 어쩌나...가구업계 '울상'

입력 2022-03-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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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 상승, 가구업계 실적 악화 요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샘디자인파크 내 식탁 전시공간. (사진제공=한샘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샘디자인파크 내 식탁 전시공간. (사진제공=한샘 )

가구업계가 계속 상승하는 원자재 가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목재 가격이 다시 뛸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가구업계는 지난해 목재 등 원자잿값과 물류비 상승으로 가구 가격을 몇 차례나 밀어 올렸지만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가구 제조에서 주요 원재료인 파티클보드(PB)를 매입하는 데에 589억 원을 들였다. 전년 매입액(531억 원) 대비 11% 증가했다. PB가격은 2019년 매당 8725원이었지만 2020년 8832원, 2021년에 1만2000원으로 크게 뛰었다.

PB는 목재를 고온 압착한 것으로 부식과 뒤틀림이 적어 가구를 제조하는 필수 원자재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해외 수입 PB는 전체의 85%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 의존도는 손에 꼽힐 정도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가구업계는 지난해 가구 가격을 잇따라 인상시키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수익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실제 한샘은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 브랜드인 리하우스가 성장세를 이끌면서 연간 매출이 2조 231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9% 증가한 실적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81억 원으로 26.9% 감소했다. 대형매장 신설 등 투자비가 증가한 데다 원자잿값 상승 및 시공비, 물류원가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리바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40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확대된 반면 영업이익(202억 원)은 반토막에 가까운 45.6%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집콕 특수 효과를 누려 매출 몸집은 불렸는데, 수익은 오히려 감소해 내실이 떨어진 것이다. 대형 가구업체들의 수익이 하락한 것을 볼 때 중소 가구업체들은 더 큰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목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러시아산 제재목(3.6m·3.0㎝·3.0㎝ 규격) 가격은 2020년 12월 39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57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제재목 수입량은 44만4000㎥로 칠레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의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가구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구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가격 인상을 포기할 경우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동남에서도 목재를 수입하고 있는 만큼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필수적인 원자재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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