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담은 종목들이 저점을 잡고 반등하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3월 14~18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종목은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였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를 추종한다. 순매수액은 1억735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달한다.
지난주 홍콩H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 지정학적 위험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홍콩H지수는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7.15%, -6.58%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6000선까지 고꾸라졌다.
이 시기 저점에서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현재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H지수는 이후 반등 전환해 16~17일 이틀간 20% 넘게 올랐다. 18일 종가는 7366.42로 이달 초 주가 수준을 거의 회복한 상태다.
테슬라 역시 순매수 2위 자리를 지키며 서학개미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한 주간 테슬라를 1억4493만 달러(약 1755억 원) 사들였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칠백슬라(주가 700달러+테슬라)’로 떨어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14일(766.37달러) 저점을 다진 뒤 18% 이상 상승하면서 마침내 구백슬라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애플, 아마존, 알파벳, 쿠팡, 루시드 등 주요 기술주들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낙폭이 컸던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위험 완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소화 등으로 미국 증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도 발견됐다.
지난주 매도 결제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를 2억4627만 달러(약 2983억 원) 팔아치웠다.
이른바 ‘TQQQ’로 불리는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 추종한다. 연초 긴축 우려 등으로 나스닥이 휘청이면서 서학개미들은 앞다퉈 지수 상승에 베팅했다.
이 기간 나스닥100지수가 10.53% 오르면서 TQQQ 주가도 33.39% 뛴 것으로 나타났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는 향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줬고, 연준의 일관된 행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 상승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