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대신 전문가”…건설업계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경쟁

입력 2022-03-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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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03-2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최소 1명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의무"
8월 자본시장법 앞두고 대응 분주
환경·법률분야 전문가 중용 잇따라
"코로나 장기화 경영 불확실성 커…
관료 출신보다 실무 전문가 선호"

▲건설업계에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바람이 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업계에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바람이 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업계에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 바람이 불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데다 여성 이사를 의무로 둬야 하는 법 개정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8월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 법인은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이사를 확보해야 한다. 기업 의사결정기구의 성별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특히 환경 규제 및 법률 자문 분야 전문가를 중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주택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회사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인 최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환경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산림청 산림복지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24일 주총을 앞둔 DL이앤씨는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램프랩 디렉터)를 선임할 예정이다. 신 교수는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연구교수, 한진그룹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역임한 디자인 분야 전문가다. 예술과 심리학을 오가며 쌓은 전문성을 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견사들도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분주하다. 태영건설은 양세정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양 교수는 제20대 한국소비자학회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효성중공업도 윤여선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을 신규 선임했다. 윤 학장은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거친 기술·경영 전문가다.

아이에스동서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강혜정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강 교수는 연세대 성악과 졸업 후 미국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회사의 사회공헌활동 확대와 이미지 제고에 이바지할 방침이다.

이미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건설사도 상당수다. 현재 삼성물산은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현대건설은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 GS건설은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를 각각 여성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사외이사의 면면을 보면 정부 고위관료 출신보다 기업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계 출신 전문가가 많은 편이다. 대내외적으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영·사업 자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주총에서는 ‘안전과 신사업’이 주요 안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정관 변경으로 신사업 진출을 노리는 건설사가 잇따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료 출신보다는 실무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후보자의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이 ESG 역량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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