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개방에 자동차株 ‘들썩’…신차 영향, 소프트웨어 매출 커진다

입력 2022-03-21 15:07 수정 2022-03-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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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소매시장 진출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자동차 관련 주들의 주가가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는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될 경우 전체 온라인 중고차 시장의 몸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세가 예측되고 신차의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오후 2시 58분 기준 롯데렌탈은 전날 대비 3.00%(1250원)오른 4만2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8.62% 급등에 이어 이틀째 강세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현대글로비스도 전날 대비 1.39%(2500원) 오른 18만2500원에 거래되면서 전날(6.19%)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1.48%) 상승세를 나타냈던 현대차는 이날 장중 1.46% 하락하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기대감이 매수세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자동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9년만에 중고차 매매 시장을 대기업에 개방했다.

증권가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명분이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해 신뢰를 높이는 것인 만큼 중고차에 소비자 인식이 개선될 경우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250~270만대로 29조 원 수준으로 지난해 신차 판매 대수(144만대) 대비 2배 가까이 많다.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각 기업들은 줄줄이 사업 진출 계획을 내놓고 있다. 롯데렌탈은 올해 하반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고차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플랫폼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롯데렌탈은 국내 최대 자동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을 보유 중으로, 2025년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 점유율의 1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로써 중고차 판매 채널이 B2C까지 확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중고차 사업 역량을 활용, 국내 소매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도매 중고차 경매(오토비즈사업) 등에서 7332억 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미국, 유럽 등 4대 권역에서 중고차 경매 및 중개 사업 계획을 제시한만큼 수혜가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연간 4000만 대의 중고차 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신차 시장 규모(1700만 대)의 두배를 넘는다.

현대차는 소비자가 몰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진행하는 보상판매를 실시한다. 차량의 성능과 상태, 이력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공정한 가격에 차량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신차 구입과 중고차 매입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중소사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5년, 10만㎞ 이내 자사 차량 중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판매는 소비자의 편의성과 판매채널 구축 비용 등을 고려해 온라인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시장 진출로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이 당장 크게 늘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24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기여는 1250억 원, 750억 원으로 각각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1.6%, 1.1% 증가시킬 것으로 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 매출 활성화에 기여할 거란 관측이다. 소프트웨어는 기존 중고차 매입 업자 대비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 우위가 큰 분야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가 정보기술(IT) 기기화 되면서 신차를 정의하는 요소 중 하드웨어 대비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중고차 매입 후 정비 과정에서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신차 가격 인상 효과도 예상된다. 인증 중고차 사업이 시작되면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신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가 자기 브랜드 중고차를 점검하고 수리하여 성능을 인증하면, 자기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통상 중고차 가격이 높아지면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수혜가 돌아가 신차 가격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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