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코로나 이후 '최대'…기업대출 중 30%는 기술력 담보

입력 2022-03-22 17:00 수정 2022-03-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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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신용대출 평가액 239조 원…전년比 22.6% ↑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업의 기술력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기술금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 노력과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기업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기술신용대출이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확대되며 기존 기업금융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반 담보 대출에 비해 미래 가치를 보고 대출을 실행하는 기술신용대출이 늘어나며 은행권의 대출 부실의 위험성이 동반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업신용대출 평가액은 239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치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ㆍ벤처기업에 미래가치를 인정해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신용도가 낮아도 대출할 수 있고, 일반 대출보다 금리는 낮고 한도는 높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기존 중소기업대출의 연장 및 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공급 금액을 뜻한다.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월 32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5% 증가했으며, 2020년 3월보다 44.4%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건수 역시 82만45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기술신용대출이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잔액 기준 29.7%를 기록했다. 쉽게 말해 은행권이 100원의 기업대출을 실행했다면, 이 중 30원은 미래 기술력을 담보로 대출해줬단 것이다. 평가액 기준으로는 22.2%의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1월 기술신용대출의 비중은 잔액, 평가액 기준으로 각각 27.4%, 19.8%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월에는 이 비중이 24.6%, 17.6%에 그쳤다.

기술신용대출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최근 기업대출을 확대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과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사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금 마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은 부동산이나 공장, 기계 등을 담보로 대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경쟁력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 부서를 만들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환경이 변하면서 자금 확충에 나선 기업도 있어 기술금융 부문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 담보 위주의 대출이 주를 이뤘던 기업금융이 다변화됐다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기술금융의 확대가 미래가치를 보고 대출을 실행하는 만큼 일반 담보 대출과 비교하면 은행권이 떠안아야 할 부실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산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술평가 품질의 하락이 기술금융의 부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관해 은행권은 ‘안전장치’를 해둬 큰 부실 위험성은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지정한 기관으로부터 기술신용평가서를 받아야 기술대출을 실행할 수 있고, 은행 차원에서도 (기술금융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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