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兆단위 신규 투자로 맞대결…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입력 2022-03-22 15:49 수정 2022-03-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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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새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해 이베이코리아, 올초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맞붙은 두 회사는 내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백화점)
22일 유통업계와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는 올해와 내년까지 1조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신세계그룹은 1조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에 5476억 원, 할인점(대형마트)에 1704억 원 등 총 7180억 원을 투자하고 내년에는 백화점에 8863억 원, 할인점에 2176억 원 등 총 1조1039억원 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1조1907억 원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며 2020년에는 4938억 원, 지난 해에는 5748억 원 등으로 투자 규모를 절반 이하로 크게 줄였다. 이 기간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과 함께 마트와 SSM(슈퍼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도 대거 정리했다. 투자 감소로 매장 수가 급감하고 코로나 시대 비대면 쇼핑의 주도권을 쥔 이커머스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실적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의 지난 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5812억 원으로 전년대비 3.7% 줄었고, 영업이익도 37.7% 감소한 215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해 정기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순혈주의 타파에 나섰고 올해 대규모 투자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이번 인수로 편의점 업계는 빅3 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백화점도 본점 리뉴얼 등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로 하면서 입점 콘텐츠도 개편하기로 했다. 강남점과 잠실점 등 핵심 상권의 점포도 리뉴얼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신세계도 대규모 투자로 온오프라인 유통 우위 확보에 나선다. 백화점 사업에 올해 5272억 원, 내년에 3385억 원을 투자하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에 올해 960억 원, 내년에 930억 원을 투자한다. 부동산, 관광호텔업, 면세점사업 등 기타사업을 포함할 경우 올해 7325억 원, 내년에 4785억 원을 투입해 총 1조6082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신세계 김포 물류센터 네오003 외관. (사진제공=SSG닷컴 )
▲신세계 김포 물류센터 네오003 외관. (사진제공=SSG닷컴 )
이마트 역시 신규점 출점, 기존점 리뉴얼, 물류센터 확보 등에 진행 중인 투자만 1조300억 원에 달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시설투자는 미래 인프라 구축, 복합쇼핑몰 개발, 물류설비 증설, 시스템개선 및 구축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어느 업계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유통업계의 양대 라이벌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을 모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지난 해부터 대형 M&A에 수차례 뛰어들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스타벅스 코리아 잔여지분을 잇달아 인수했던 신세계는 지난 달 3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내파밸리의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여의도 IFC 빌딩 인수전에 나섰다. IFC 매각 가격은 4조~4조4000억 원에 달하지만 신세계 컨소시엄은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는 신세계에 고배를 마셨지만 롯데도 투자와 M&A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동안 △한샘(2995억 원) △중앙제어(690억 원) △미니스톱(3134억 원) △킴튼호텔 모나코(약 440억 원) △스탠다드에너지(650억 원) 등에 8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 부었다. 최근엔 롯데렌탈을 통해 승차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에 1832억 원을 투자했고 헬스케어 전문회사에 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6개월 사이에만 1조441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막대한 투자에 오너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한다. 그룹 총수의 강력한 의지 없이 공격적 베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롯데와 신세계 등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오너들의 의지도 충분한 만큼 향후 M&A 등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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