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업회생 1년 만에 졸업한 이스타항공, 정상화 날개 다시 편다

이스타항공, ㈜성정에 인수…"AOC 취득 후 김포~제주 노선부터 운항 재개"

이스타항공이 1년여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마쳤다. 재운항 준비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받는 대로 국내선에 항공기를 띄울 계획이다.

22일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한 지 1년 1개월 만의 일이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2007년 전북을 기반으로 설립한 저비용 항공사(LCC)다. 자본잠식 상태가 수년간 지속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했는데,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국제선 수요가 줄어들자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 보잉 737 맥스(MAX) 항공기를 도입한 직후 안전 문제로 운항 중단 지시를 받은 점도 치명타였다.

경영난을 겪던 이스타항공은 2019년 제주항공과의 인수ㆍ합병(M&A)을 추진했지만, 계약이 무산되며 청산 위기를 맞자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며 인수자를 찾지 못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에야 부동산 임대업체인 ㈜성정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었다. 본입찰에 쌍방울그룹이 참여했지만, 성정이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며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성정은 인수자금 700억 원과 운영자금 387억 원을 투입해 인수 작업을 끝냈다. 이스타항공은 회생계획에 따라 총 회생채권 3300억 원가량을 4.5% 변제 비율로 상환했다.

▲2020년 9월 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및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들이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통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법원은 “이스타항공이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시작했고, 앞으로 회생계획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변제 대상인 약 153억 원 상당의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전액이 변제됐다. 약 445억 원 상당의 공익채권(미지급 임금ㆍ퇴직금) 등도 변제됐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항공 사업에 필요한 AOC 인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하며 재운항 준비에 나선 상태다. 올해 1월에는 종사자 교육훈련에 필요한 업무ㆍ훈련 교범 규정을 가인가 받았다. 2월에는 경영진 인사를 통해 형남순 성정 회장을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선임했다. 동시에 3실, 7본부, 28팀, 2파트, 5지점으로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고, 국내선 운항을 위해 김포, 제주, 청주 등에 지점도 신설했다.

이스타항공은 AOC를 취득하면 김포~제주 노선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AOC는 4월께 인가될 전망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737-800 항공기 3대를 보유 중이라 AOC만 취득하면 즉시 재운항이 가능하다. 향후 국제선 재운항도 계획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등 알짜 노선의 슬롯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항공기는 운항 확대 추이에 따라 연내에 최대 1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던 강서구 사무실 (연합뉴스)

정리해고된 605명의 노동자도 차례로 복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노동자가 기존 업무로 복직했고, 나머지 인원도 경영 정상화 상황에 따라 회사로 복귀할 전망이다. 앞서 형 회장은 “7월에는 남은 근로자 370여 명의 복직을 완료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상직 의원을 향한 책임론도 여전히 제기된다. 이 의원은 2015년 540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회사에 430억여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구속된 상태다. 민주노총은 "이스타항공의 법정관리사태, 운항 중단과 임금체납, 수백 명의 정리해고는 정부가 외면해왔다"며 "파산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부당한 해고를 바로 잡아 복직하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