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권력투쟁...감사위원·선관위원 ‘시한폭탄’

입력 2022-03-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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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5059>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는 윤석열 당선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3.1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2022-03-14 11:12:35/<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국회사진취재단)
▲<YONHAP PHOTO-5059>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는 윤석열 당선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3.1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2022-03-14 11:12:35/<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국회사진취재단)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측이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선을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구상을 놓고 벌어졌던 충돌양상이 인사권 등 전방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 파트너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한 차례 회동이 결렬된 뒤 재개한 실무협상에서 인사권을 두고 조율을 벌여왔다. 다만 협상의 주요 쟁점은 한은 총재가 아니라 2명의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 총재의 경우 청와대가 이날 발표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국장을 추천한다는데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이 국장 지명을 발표하면서 “당선인측 의 의견을 들었다”고 했던 것도 이런 배경이었다. 하지만 윤 당선인측이 “협의도 추천도 없었다”고 즉각 반발하면서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우선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이 국장에 관해 일정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장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실장이)이창용씨 어떠냐고해서 ‘괜찮은 분이죠’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장 실장은 “그럼 안좋은 분입니다. 그렇게 말하겠습니까”라며 원론적인 언급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말 한마디 한게 다인데 ‘당선인측 의견을 받았다’는게 납득되나요”라고 반문했다.

반면 청와대는 복수의 후보를 놓고 윤 당선인측과 협의했고 이창용 국장이 좋겠다는 확인까지 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론에 많이 나오길래 두 사람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창용이라고 해서 이창용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증했냐고 물어보길래 검증은 과거 금통위원 후보 거론될 때 검증한 게 있어서 문제 없더라(라고 했다)“면서 ”“당선인 쪽에서도 이창용 국장에게 할 의사 있느냐는 확인을 했다고 들었다”고도 했다.그러면서 “기분 좋게 (당선인측이)원하는 바를 들어줬기 때문에 좋아할 줄 알고 대통령께 보고 드렸고 내부절차 마치고 오늘 공개하겠다고 당선측에 알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당선인측은 ‘이창용’이라는 인물 자체보다는 과정과 절차 문제를 지적한다 .장 실장은 “(한은 총재 지명을)발표하기 10분 전에 (이 수석이 전화를 통해)하겠다고 해서 웃었다. 일방적으로 발표하려고해서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추천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허허허 웃으시죠”라면서 “‘장제원 의원이 무슨 추천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제대로 된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일방적 발표라는 의미다.

이렇듯 양측이 사사건건 부딪히며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문 대통령의 추가 인선이 예고돼 갈등은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신임 감사원 감사위원 2명 중 한 명을 임기 만료 전에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당선인측은 2명 모두 당선인 측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맞선다.감사원 감사위원의 주업무는 정부업무 감사며,이 과정에서 권력의 비리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가 감사위원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장 실장은 “(이 수석과)사람에 대해 한 이야기는 없다. 사람을 놓고 이야기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측은 친여 성향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나 우리법연구회 소속 인물을 임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이를 통해 감사위원 중 과반을 친여 성향 인물로 채워 차기 정부에서 현 정부 감사를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의구심이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과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재임 중인 5명 중 3명이 ‘친여 성향’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한 명만 더 임명하면 의결정족수인 4명을 친여 성향 인사로 구성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원 선임도 논란거리다. 선관위원은 조해주 상임위원이 지난 1월 물러난 이후 후임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20대 대선과정에서 선관위의 중립성과 선거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던 만큼 선관위원 임명을 두고 양측이 다시 한번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일환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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