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사 이래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 살고 있다. 예년에 없던 폭염과 장마, 그리고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며칠이 지나면 잠시 쉬어가곤 했던 겨울철 강추위도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봄철 불청객 황사도 마찬가지다. 백령도 해상에서 기상1호가 잡아낸 작년 3월의 황사는 ‘11년 만의 최악의 황사’라는 수식어를 달 만큼 고농도를 자랑했다. 더군다나 작년은 황사일수마저 눈에 띄게 증가한 해였는데, 두 번의 황사 경보를 포함하여 총 9.8일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봄철 평균 황사일수가 3.5일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다. 기후변화로 이곳은 예년보다 따뜻해지고, 건조해지고 있다. 몽골 환경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발원지인 몽골 남동부 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급격한 기온 상승을 보였다. 반면 강수량은 7% 감소하였는데, 이로 인해 같은 기간 몽골 전체 호수 면적의 7.8%가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황사 발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재 몽골에서 관측된 모래폭풍일수는 1960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또 다른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와 북서부 지역도 연평균 기온이 지난 60년간 10년마다 0.3∼0.5℃ 상승하여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강수량 또한 변화하여 중국 북부의 동쪽 지역과 중국 북동부의 남쪽 지역에서 강수량이 감소하였다. 발원지 곳곳이 과거에 비해 황사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갖춰 가는 것이다.
이에 기상청은 앞으로 중국과 몽골 등 황사 발원지가 있는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황사 관측 공백지를 밝혀나가고, 변화하는 황사 발원지 상황을 빈틈없이 감시할 것이다. 아울러 황사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모든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상·고층·해양 기상관측망을 확충해 나가는 동시에 정확한 기후변화 감시 정보 생산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덮인 눈이 걷히고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 바짝 마른 사막의 모래알갱이는 거센 바람을 만나 상승을 시작할 것이다. 운이 나쁘면 그중 일부는 북서기류를 타고 대륙과 바다를 건너와 우리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기상청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황사 발원지와 기상 상황을 능동적으로 감시하고 예보하여 황사로 인해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늘 국민 곁을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