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승리 기대감, 대한민국이 들썩인다...이란전 관전 포인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1년 넘게 이어진 악연, 벤투호가 끊을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4일 오후 8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펼친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했다. A조 1위는 7승 1무를 기록한 이란, 6승 2무를 거둔 한국이 2위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하면 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생긴다.

이란전에 승리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포인트를 높이면 다음 달 2일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FIFA랭킹 29위인 한국이 이란과 29일 펼쳐질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 모두 이길 경우 월드컵 본선 참가 32개국 중 FIFA랭킹 기준 16∼23번째 국가가 참여하는 포트3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월드컵 본선 조 편성은 32개국을 1~4번 포트에 8개국씩 나눠 배치한 뒤 각 포트에서 한 팀씩 뽑는다. 포트3에 이름을 올리면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만나게 돼 유리하다.

숙적 이란 만난 한국...공격축구 진수 보여줄까

월드컵 조편성의 유리한 고지를 찍는 경기이자 11년 만의 승리를 염원하는 이란전 홈경기에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간 한국은 이란에 유독 열세를 보여왔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32차례 A매치에서 9승 10무 13패로 밀렸다. 특히 2011년 아시안컵 8강전 1-0 승리 뒤 11년 동안 7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마지막 승리 뒤 4연패하고, 이어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히자만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안방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이번 이란전에서도 지지 않으면 20경기 연속 무패 역사를 쓰게 된다.

▲이란과의 홈 예선전을 하루 앞둔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과 손흥민이 23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도 한국과 이란의 악연(?)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이란은 무승부만 거둬도 1위를 지키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1위에 오를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는 위험 부담을 안는 방식으로 팬들 앞에서 승리하겠다”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예고했다.

이어 “공 점유율을 높이면서 최대한 상대 미드필드 지역에서 플레이하겠다”며 “상대는 강하다는 점을 존중하면서 경기를 치러야 하고 수비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캡틴 손흥민 활약 기대…“개인점수보다 팀웍에 중점”

벤투호의 ‘캡틴’ 손흥민도 “이번 홈 경기에서는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상으로 지난 1∼2월 열린 레바논, 시리아와 최종예선 7, 8차전에 함께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약 4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상황이다.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온 만큼 개인적인 골 욕심보다는 주장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개인적인 골 욕심보다는 어떻게 팀을 도울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가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팀처럼 남은 2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수들이 알아가며 한마음 한뜻이 되어 가고 있다. 처음부터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실패와 시련을 경험하며 단단해지고 강해질 수 있다면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덕분에 우리가 최종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 같다. 아직도 ‘완성체’는 아니지만, 월드컵에 나갈 때까지 더 잘 준비해 완성체가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축구엔 치맥이지"...치킨집 사장님들, 모처럼 이란전 특수 누리나

오랜만에 펼쳐지는 국가대항 홈경기에 팬들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이란전은 경기 전날 예매분이 이미 6만 장이 넘어 ‘만원 관중’이 예고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입장권이 6만2000장 넘게 팔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 명 이상 관중이 입장하는 것은 지난 2019년 6월 이란과의 친선경기(6만213명) 이후 처음이다.

이날 남자 축구 대표팀은 그간 코로나19로 제한됐던 응원이 아닌 만원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홈경기의 이점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축구팬들은 안방에서 응원에 나선다. 축구 응원에는 ‘치맥(치킨+맥주)’이 빠질 수 없는 만큼 치킨집 사장님들의 표정도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제경기 때마다 ‘축구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만큼, 이번 경기를 통해서도 코로나19 시름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란전을 맞아 KFC는 이날 하루 동안 치킨버켓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