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법으로 번진 문ㆍ윤 갈등...인수위,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

입력 2022-03-24 14:42 수정 2022-03-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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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장관, 전날 윤석열 당선인 사법개혁 공약 반대
윤석열 당선인 "검찰개혁 되지 않았다는 자평"이라고 비꼬아
인수위 "인수인계 방해하려는 사보타주로 의심받기 충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4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에 반대한 것에 따른 경고성 조치이다.

대통령직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인수위원들은 박 장관에 대해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당선인 공약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편성권 부여 등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수위원들은 “행정 각 부처의 구성원들은 국민이 선출한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존중하고 최대한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장관의 기자간담회는 국민을 위한 검찰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을 향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오전 10시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 정부가 검찰개혁 중립성을 지키고자 한 건데 5년 동안 해놓고 안 했다는 자평”이라고 비꼬았다.

1시간 뒤인 오전 11시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업무보고마저 차질을 빚게 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인수인계를 방해하려는 사보타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했다.

인수위가 박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이유는 사법개혁이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 인수위원들은 “청와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예산편성권 부여 공약에 대해서는 “검찰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직접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했던 정책이라고 인수위는 지적했다. 원 수석대변인은 “15대 국회에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는데, 수사지휘권 삭제가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법안의 공동 발의자 16명인데 그 중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1년 참여연대도 입법청원을 통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 지휘 및 감독한다는 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과거 법사위 소속 시절 검찰 예산 독립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인수위는 심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박 장관의 행동은) 권력형 부정부패 실상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는 셀프 은폐시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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