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1개월째, 전황 교착…러 ‘단기압승 시나리오’ 물 건너가

입력 2022-03-24 16:01 수정 2022-03-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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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지배 지역, 우크라 전체의 4분의 1…열흘 전과 큰 변화 없어
계속되는 전투에 민간인 피해 갈수록 커져
유엔 “민간인 최소 977명 사망”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23일(현지시간) 길 가던 여성이 포격 소리에 아들을 몸으로 감싼 채 땅에 엎드려 있다. 마리우폴/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23일(현지시간) 길 가던 여성이 포격 소리에 아들을 몸으로 감싼 채 땅에 엎드려 있다. 마리우폴/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24일 자로 1개월이 됐다. 전황은 교착되기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며칠 만에 제압한다는 러시아의 ‘단기압승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보급체제가 미진하고 우크라이나군이 강력히 저항하면서 러시아군 점령 지역도 확대되지 않고 있다. 전투가 계속되면서 양쪽 모두 사상자가 늘어나고 전력 상실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인 피해가 커져 인도주의적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10일 이후 키이우 근교에서 거의 전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22일 키이우 서쪽 지방도시 마카리프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전쟁연구소가 22일 시점에 정리한 러시아군의 지배·침공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의 4분의 1 정도로 13일 시점보다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흑해 함대에서 입수한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2주일 정도 안에 침공을 완료할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2일 이내에 함락시킬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계획이 어긋난 이유에 대해 연료나 식량 보급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을 꼽았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군의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8일 러시아군 사망자를 2000~4000명으로 추산했다. 20년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국 장병은 2461명이다.

군사 사이트 ‘Oryx’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 손실은 22일 시점에 800대 이상으로 우크라이나군의 3.5배에 달한다.

러시아는 침공 전까지 15만~19만 명 병력을 국경 부근에 모았다. 총알이나 연료, 식량 등 병사 1명 유지에 드는 비용을 하루 1000달러(약 122만 원)로 가정하면 하루 총 지출액은 1억5000만~2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0년 군사비 지출은 약 617억 달러다. 그만큼 러시아의 전비 부담은 가볍지 않다.

벤 호지스 전 미군 유럽사령관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향후 전비 조달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러시아군이 격렬한 공세를 오래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지상부대 고전에 도심부에 대규모로 포격해 우크라이나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그만큼 민간인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유엔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민간인이 최소 977명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실제 사망자는 이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 국내외에서 우크라이나 주민 1000만 명 이상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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