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테니스 스타 만든 실화 '킹 리차드', 윌 스미스에 오스카 안길까

입력 2022-03-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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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이미 남우주연상 '4관왕'

미국 빈민가에서 태어난 흑인 자매가 철저한 훈련 계획과 관리로 무장한 아버지를 만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반열에 오른다. 단식 그랜드슬램 30회, 올림픽 금메달 6회를 달성한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의 극적인 이야기다. 윌 스미스 주연 영화 ‘킹 리차드’는 자매의 테니스 경기부터 삶 전체까지 모든 영역을 완전히 주도한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실화를 다룬다.

가난했던 리차드 윌리엄스는 TV를 보다가 우연히 테니스 경기 우승 상금이 자기 연수입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식을 테니스 선수로 만들기로 한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두 딸을 겨냥해 78장의 ‘챔피언 육성계획’을 짜는 식이다. 계획을 현실로 만들려는 그의 집념은 대단하다. 치안 위협이 일상인 빈민가에서 툭하면 얻어맞으며 딸들의 테니스 코트 사용 값을 치르고, 때로는 성적인 위협을 암시하는 갱스터에게 총을 쏠 각오로 덤벼들며 자매를 훈련시킨다.

연출을 맡은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감독은 주인공 리차드 윌리엄스를 마냥 숭고한 아버지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지나칠 정도로 완고한 ‘딸 관리’에서 비롯된 일방적인 주니어 대회 출전 거부는 물론이고, 혼외자 출산 같은 인간적 결함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영화는 두 딸 비너스 윌리엄스, 세레나 윌리엄스에게 책임 프로듀서 역할을 부여하면서 이 같은 이야기의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다만 두 딸의 성공을 향한 집념에 방점을 두면서 서사의 중심은 단단하게 잡는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윌 스미스는 외적 변화에 신경을 썼다. ‘나쁜 녀석들’같은 액션 영화에서 보여준 꼿꼿한 자세와 완벽한 수트핏을 떠올린다면, 하관이 다소 두툼해 보이는 얼굴형이나 운전할 때마다 드러나는 구부정한 자세는 다소 낯선 모습일 수 있다. 짧고 꽉 끼는 반바지에 긴 양말은 실제 리차드 윌리엄스의 착장에서 따왔다. 지난해 11월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한 윌 스미스는 “리차드 윌리엄스는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고압적인 아버지의 전형이라는 인상이 있지만 비너스, 세레나와 함께 있을 땐 정반대였다. 자상하고 헌신적인 아버지였다. 그는 요구하기보다는 딸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 조율했다”고 말하며 실존 인물에 대한 애정 담긴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이미 올해 골든글로브시상식, 미국배우조합상, 영국아카데미시상식, 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같은 굵직한 영화계 행사에서 남우주연상 4관왕에 올랐다. 오는 27일(현지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제94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의 수상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그가 수상하면 ‘백인들의 잔치’로 불려온 오스카에서 탄생하는 다섯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흑인 배우가 된다. ‘킹 리차드’는 남우주연상 후보 외에도 작품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 주제가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국내에서는 지난 24일(목) 개봉해 절찬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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