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171분 동안 만찬 회동을 갖고 국정경험 공유를 약속하며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에 뜻을 모았다.
이날 만남은 지난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난후 19일 만이다. 하지만 만찬은 오후 5시59분부터 2시간51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만남시간이 다가오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만찬장인 상춘재 앞 녹지원에 먼저 나가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은 감색 양복에 청색 사선 스트라이프 넥타이 차림, 윤 당선인은 감색 양복에 분홍색 넥타이를 맸다. 이후 문 대통령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윤 당선인은 유 비서실장과도 각각 악수했다.
인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나란히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가로지르며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동하면서 녹지원 안에 있는 소나무, 또 녹지원 옆에 있는 여민관(비서동) 건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 대해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곳)”이라며 “이 너머에 헬기장이 있고, 그 지하에는…”이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오른편을 가리키며 “저기 매화꽃이 피었습니다”라고 하자,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상춘재,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름에 담은 것)”이라고 하자, 윤 당선인도 함께 현판을 바라보며 “네”라고 호응했다.주위를 둘러보던 윤 당선인은 상춘재 앞 나무를 가리키며 “아유 정말, 저건 무슨 꽃인지 몰라”라고 했고, 문 대통령이 “산수유 나무입니다”라고 하자 윤 당선인이 “산수유 군요”라고 하는 등 대화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는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짧은 대화를 마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상춘재로 들어가 만찬을 시작했다. 저녁자리는 초반에 다소 서먹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반주가 오가며 곧 부드러운 분위기가 조성됐다.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정해진 의제 없이 흉금을 털어놓고 덕담을 주고 받으며 두 사람의 오랜 인연과 애완동물 등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갔다.
메뉴는 주꾸미, 새조개, 전복 등의 해산물 냉채를 시작으로 해송 잣죽, 한우갈비, 더운 채소, 금태구이, 생절이가 준비됐다. 또 봄나물비빔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배추김치, 오이 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가 이어졌고 후식으로 과일과 수정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만찬주로 준비된 레드와인으로 가끔씩 건배를 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