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9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통합 지원하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이하 안심센터)'를 개관한다. 'n번방'과 유사한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나섰다. 피해자는 센터에서 긴급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법률ㆍ소송지원 등을 한 번에 지원받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관호 서울경찰청장, 디지털 성범죄 관련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30분 동작구 서울여성가족재단 내 안심센터에서 현판식을 갖고 시설 점검을 했다.
안심센터는 오 시장이 발표한 서울시정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 중 하나다. 대통령 당선인의 범죄예방ㆍ피해구제 분야 공약으로도 채택됐다. 안심센터는 상담팀, 삭제팀, 예방팀으로 꾸려지며 총 13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해 피해자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그간 피해자가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꼽은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물ㆍ사진 등 삭제를 지원한다. ‘안심센터’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개발ㆍ운영 중인 ‘불법 촬영물 추적시스템’을 공동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신속하게 삭제ㆍ지원할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공지능(AI) 딥러닝을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AI가 피해 영상물을 학습해 불법 성인사이트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전체에 유포된 영상물을 빠르게 식별하고 삭제 지원하는 기술이다.
피해자 지원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피해자들이 24시간 신고ㆍ긴급 상담할 수 있는 상담 전용 직통번호를 개설했다.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아동ㆍ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통한 긴급 상담 창구도 운영한다. 피해 신고 시 경찰 수사 동행과 부모 상담, 심리치료 등도 지원한다.
안심센터 개관 후에는 ‘디지털 성범죄 전담 법률지원단 및 심리치료단’ 100인을 발족해 1건에 165만 원에 달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법률ㆍ소송지원과 1회 10만 원인 심리치료를 10회 무료로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과 운영하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연계ㆍ지원도 보강한다. 기존에 운영했던 지지동반자 사업을 안심센터로 이관해 전용 차량으로 피해자 경찰 수사동행, 법률ㆍ소송 지원을 돕는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과 ‘아동ㆍ청소년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예방 프로그램’도 안심센터에서 운영한다. 예방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아동ㆍ청소년 가해자 상담사업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n번방 사건이 알려진 지 2년이 흘렀지만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아동ㆍ청소년들은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고, 피해를 보고 난 후에도 적절한 대응방안을 몰라 고통받고 있다”며 “안심센터를 통해 예방에서부터 삭제지원, 심리치료 등 사후지원까지 피해자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