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광주 사고' 뭇매 맞은 HDC현산…경영진 "환골탈태하겠다"

입력 2022-03-29 15:32 수정 2022-03-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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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100여명 참석, 질타 이어져
권순호 "뼈아픈 반성…환골탈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제4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제4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풍전등화’ 위기 속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100명 이상의 주주가 참석했다. 참여연대를 주축으로 한 시민단체 연합은 HDC현산의 경영진 쇄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주주제안 정관 신설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HDC현산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회관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총장에선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한 책임을 묻는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다. 아울러 공사 관리 부실 이유를 들어 경영진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8일 HDC현산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사실상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이에 권순호 대표이사는 광주 사고와 관련해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과했다.

이후 진행된 주총에선 이사 선임 반대와 ESG 정관 신설 등 민감한 이슈를 놓고 공방이 오갔다. 특히 노동·시민사회단체연합은 주총에 직접 참여해 사고 책임 관련 이사진 선임 반대와 ESG 관련 주주 제안 정관 신설을 촉구했다.

이번 주총에선 유병규 대표이사·정익희 대표이사 겸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권인소 카이스트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참여연대 등 단체 관계자들이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총 5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참여연대 등 단체 관계자들이 현대산업개발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총 5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참여연대와 민변, 한국노총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노동·시민사회단체연합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정 후보자의 CSO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별도의 안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독립적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사진 선임 관련 표결은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모두 원안 가결됐다. ESG 관련 권고적 주주제안을 정관에 신설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회사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의 위임을 받아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에 회사는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제안의 의결권 남용 우려를 이유로 제외했다. 그 외 지속가능경영 공시와 안전보건위 설치 등 내용은 원안 통과됐다.

이 밖에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유통업·도소매업·판매시설운영업·물류업·운수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한편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회사 손실 추정액은 총 1754억 원 규모로 계산됐다. 이 중 일부는 지난해 반영됐고, 나머지는 올해 반영될 예정이다.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사고의 손실액은 약 100억 원으로 지난해 손실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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