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완성차 해상운송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에 대비해 선내 맞춤형 대응 시스템을 강화했다. 늘어나는 전기차 물량을 고려한 운송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약 25만 대의 전기차 물량을 실어날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등 완성차의 해상운송 물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차량 화재에 특화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한국선급(KR) 등과 연구를 통해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30일 밝혔다.
자동차 운반선에는 차량이 촘촘하게 선적돼 있어 화재 발생 시 연쇄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화재 진압 방식에 차이가 있어 적합한 장비가 필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운용 중인 자동차 운반선에 질식소화덮개와 물 분무창 등 화재 발생 시 소화를 위한 특수장비를 차례로 배치한다.
질식소화덮개는 특수코팅 된 내화섬유로 이뤄진 불연성 재질의 천으로, 불이 난 차량에 덮어 산소 유입을 막아 불을 끄고 열과 연기를 차단하는 장비다. 효과가 입증돼 소방서에서도 사용 중이다. 이번에 현대글로비스가 도입한 덮개는 선박 환경에 맞게 개선된 제품이다.
질식소화덮개는 발화 차량에 덮을 때 옆의 차량에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크다. 현대글로비스는 선적 차량의 크기가 다양함을 고려해 대형 SUV까지 덮을 수 있는 질식소화덮개를 배치할 계획이다.
물 분무창은 철문이나 콘크리트벽 내부 등의 좁고 밀폐된 공간을 관통해 화재가 발생한 부위에 직접 물을 뿌릴 수 있는, 관과 노즐로 이뤄진 소화용 장비다. 1m 이상의 긴 관을 차에 꽂으면 차량 하부까지 근접해 물을 뿌릴 수 있어 화재 진압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화물창 각 데크(층)에 CCTV를 설치해 적재된 차량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선내 열ㆍ연기 감지기를 설치하는 등 자동차 운반선 내 화재 예방을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하고 있다.
일반 차량보다 단위 면적당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전기차는 선박 하부층에 선적할 계획이다. 화재 시 효율적인 진압도 가능하며, 선박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안에 모든 자동차 운반선에 화재 대응 시스템을 도입해 운송 과정에서의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90척에 달하는 선대, 80여 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완성차 해상운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약 25만대의 전기차를 운송하면서 전기차 해상운송 물동량의 45% 안팎을 책임지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에 도입한 완성차 해상운송 맞춤 화재 대응 시스템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생산 화주사에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해 운송 실적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