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들도 해외 투자 열풍에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공개한 2022년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테슬라, 애플, 넷플릭스 등 핫한 종목들은 물론이고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대열에 합류한 이들의 장바구니에는 어떤 종목이 담겼는지 확인해볼까요.
![▲테슬라 로고가 지난 5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보인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1/10/20211026080132_1679218_1200_740.jpg)
본인 명의 상장 주식 평가액만 47억 원이 넘는 차상훈 보건복지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왕개미’답게 굵직한 종목들에 투자했습니다. 그는 테슬라 2182주를 비롯해 엔비디아 2693주, 마이크로소프트 489주, 애플 576주, 아마존 22주를 보유했는데요. 테슬라 주식 평가액만 작년 말 종가(1056.78달러) 기준 약 28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윤성덕 국무조정실 외교보좌관도 △AT&T 520주 △알트리아 600주 △엑손모빌 60주 등을 신고했습니다. 김수갑 충북대학교 총장은 △넷플릭스 24주 △마이크로소프트 58주 △비야디 1000주 등 미국과 중국 증시 상장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이들도 다수였는데요. 조태익 전 외교부 특명전권대사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ARK)의 자율주행&로보틱스 상장지수펀드(ETF) 181주와 핀테크 이노베이션 ETF 279주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보유분을 공개했습니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DR S&P 오일앤드가스 E&P ETF(XOP)’ 1827주를 보유 중입니다. 평가액은 2억800만 원 정도입니다.
국회의원들도 해외주식을 투자처로 적극 활용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GlobalXChinaConsumerBrandETF 2000주 △GlobalXChinaElectric VehicleETF 3000주 △GlobalX e-CommerceJapan 1000주 △SMIC 2000주 △넷플릭스 84주 등에 투자했습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테슬라 주식 308주를, 같은 조응천 의원은 아마존 닷컴 24주와 알파벳A 20주를 보유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oday.co.kr/pto_db/2022/02/20220221155647_1720626_600_423.jpg)
왕개미가 있다면 땅개미도 있겠죠. 김기영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마이크로소프트 0.0328주 △테슬라 0.0572주 △애플 0.2385주 △페라리 0.0604주 △할리-데이비슨 0.4172주 등 무려 19개 종목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갖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주식 가액은 모두 합쳐 26만6000원이라고 합니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의원은 장남 명의 상장주식 재산으로 19만7000원을 신고했는데요. 보유한 주식은 △AMD 0.0164주 △골드만삭스 0.002주 △넷플릭스 0.0162주 △애플 0.1652주 △뱅가드 S&P 500 ETF 0.0021주 등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자녀의 경제학습을 위해 소액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oday.co.kr/pto_db/2021/11/20211115163753_1686593_1200_900.jpg)
고위 공직자들이나 국회의원들이 해외주식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일반 국민이 해외주식투자에 나서는 것과 비슷합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 해외 주식에 투자한 공직자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공직자들 보다 좋은 수익률을 자랑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차상훈 이사장의 올해 상장 주식 평가액은 47억8287만 원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29억8236만 원에서 무려 18억 원 넘게 불어난 규모입니다.
반면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한 임미란 광주광역시의원은 상장 주식 재산이 24억9188만 원으로, 전년 46억7477만 원에서 21억8000만 원 넘게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임 의원은 주식은 대부분 배우자 명의였는데요. 투자 종목은 △LG디스플레이 3만7002주 △셀트리온 4040주 △셀트리온제약 6242주 △오상자이엘 534주 등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등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사람은 3000만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할 경우 두 달 안에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에 백지신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펀드나 해외주식은 예외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