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실효성 문제 잇따라

입력 2022-04-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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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내려갈 효용 없어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월 9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월 9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르며 부산광역시에서도 금융허브로 이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자산을 도입하고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이다.

다만 규제샌드박스에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지방에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설립하는 효용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을 필두로 부산에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부산시의회는 '부산광역시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위한 지원 조례'를 가결,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밑바탕을 그렸다.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지원할 수 있는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담는 내용이 골자다.

더불어 부산시는 규제샌드박스 사업을 통해 디지털자산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는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샌드박스 사업이자 국내 첫 STO(Security Token Offeringㆍ증권형토큰제공) 상품인 ‘비브릭(BBRIC)’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비브릭은 일반인이 소액을 들여 빌딩 수익권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부산시에서 이어간 시도들이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샌드박스 허가를 받을 때는 정해진 범위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고, 그 이상 시도를 하려고 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해서 번거롭고 사업 영위가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이 충분치 않은 기업들의 경우 2년여의 샌드박스 기간을 버티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후에도 2년 실증이 연장될지, 추후에 불허될지, 수익이 날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측면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의 특성상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 또한 리스크로 꼽혔다. 현재 부산시에서 논의 중인 STO, NFT(Non-Fungible Tokenㆍ대체불가능토큰)의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해당 디지털자산들의 권리 등록을 위해 분산원장 기록을 전자증권법상 전자등록으로 인정하거나 전자등록을 대체해야 하는데, 관련한 검토가 적극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지방에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져 오프라인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거래소를 설립할 경우 해당 업무를 시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도,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탈중앙화의 이념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지방으로 내려갈 실익이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어떤 콘셉트와 비전을 가지고 있을지 고려가 더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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