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가족 등 비리를 감시하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제(특감)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특감을 재가동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대해 법무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법조계에서는 특감 부활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특감은 특별감찰관법에 따라 2014년 시행된 제도. 대통령의 배우자·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을 감찰한다. 임기는 3년이다.
이석수 초대 특감은 2016년 8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감찰 기밀을 누설했단 혐의로 고발되면서 중도 사퇴했다. 이후 직무대행을 맡은 차정현 전 감찰담당관이 2018년 사퇴하며 현재까지 특감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자리는 공백이지만 매년 10억 원 내외의 예산이 편성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법무부 업무보고 내용을 토대로 특별감찰관제 재가동 관련 사안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특감과 공수처의 업무 범위가 겹치는 만큼 특감 부활로 공수처 위치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당선인의 공수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 역시 이런 추측을 낳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는 "특감 등장은 공수처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 때문에 공수처법 개정은 안 되니 꼼수를 쓴다"고 평가했다. 또한 "법을 조정해 공수처와 특감의 업무 범위를 나누는 것은 허울 좋은 말일 뿐"이라며 "공수처 권한이 100인데 그걸 조정해 50으로 만드는 것은 축소한다는 게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특감이 공수처의 존재를 위협할 것이라는 평가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태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공수처 위협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특감을 임명하지 않고 나중에 공수처가 생기면 정리하겠다고 해서 그런 것"이라며 "공수처와 수사 범위는 겹치지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